김정식 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 겸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금융사들은 투자기술, 금융자산 가격예측기술 등에 투자하지 않아 해외사업 시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자산운용사들의 해외사업 손실비율이 40%에 육박한다는 통계는 기술력 부족이 낳은 결과”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금융사들의 기술력 부족 문제가 전문 인력에 대한 투자 소홀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실질적 주인이 없는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임금 인상이나 주식 배당을 통한 나눠먹기에만 정신이 팔려 미래에 대비한 장기투자를 꺼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력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데 투자를 많이 하는 회사일수록 건전성이 높다”며 “인적자원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전문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기술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경제전문가는 금융사의 해외진출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꼽았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은행들이 미국 등 해외에 진출해 있지만 교포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현지 금융중심지역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사들은 해외에서 현지 자금을 조달하고 현지 자금 수요에 맞춰 영업을 할 것인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뒷바라지를 할 것인지를 두고 명확한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 교수는 이러한 현지화 전략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어 신중한 사업 결정을 당부했다.
전 교수는 “앞서 해외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영업에 나서려던 종합금융사들은 외환위기 촉발로 부실을 떠안았다”며 “섣부른 국제화는 패악을 자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해외시장 중에는 과실송금과 관련된 법적 불안정성이 존재하는 곳이 꽤 있다”며 “각종 규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무작정 바다를 건널 경우 현지에서 나오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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