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보낸 임군은 앞서 가정 형편 때문에 국가대표 축구선수의 꿈을 접을뻔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수산물 가게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임군의 부모는힘들더라도 `내 가게‘를 차려야 안정적인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서 창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창업자금을 빌리려고 금융시장을 찾았으나 아이들 뒷바라지만 생각하며 정신없이 살아오는 동안 신용관리에 신경 쓸 짬이 없었던 탓에 은행에서 수차례 대출을 거절당했다.
때문에 수산물 가게 종업원 급여로 꾸려진 빠듯한 살림살이는 수시로 돈이 들어가는 임군의 축구부 활동을 중단하게 만들 처지에 놓이게 했다.
그런 와중에 임군 부모는 우연히 집 근처 우리은행 미소금융재단을 찾았다가 때마침 현장 방문을 나온 이순우 우리은행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임군의 부모는 저소득ㆍ저신용층에 담보 없이 창업자금을 빌려준다는 미소금융의 취지를 설명듣고 대출금 2800만원을 빌리게 됐다.
이후 5월에는 그간 모아놓은 돈을 보태 임군의 이름을 딴 수산물 가게를 차렸고 가게는 다행히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월 매출액이 커졌고 6월부터는 대출금 원금도 꼬박꼬박 분할 상환하고 있다.
가게 문을 연 뒤 임군도 가정 형편 걱정을 하지 않고 공 차는 데만 전념할 수 있게 됐으며 지난해 8월에는 화랑대기 전국 초등학교유소년축구대회에도 출전했다.
좋아하는 축구를 그만두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신난 임군은 이순우 행장에게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임군은 편지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워 운동을 그만둘 뻔했는데 가게를 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집처럼 어려운 사람들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열심히 운동해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을 때 은행장님 맛있는 것 많이 사드릴게요. 그때까지만 기다려 주세요”라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우리은행 미소금융재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임군 부모님은 창업 열정과 의지가 남달랐고 부부가 함께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점도 눈에 띄었다. 미소금융이 서민을 위한 제도인 만큼 계속 서민과 상생하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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