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의 시대… 한국 '용틀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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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0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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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글로벌 인수합병(M&A) 경쟁에서 소외돼 있던 국내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이 위기를 겪는 틈을 타 외국 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M&A는 개별 기업의 핵심 역량을 키우는 첩경인 동시에 해당 국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전략이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 평가 등 M&A에 필요한 노하우를 축적하는 한편 정부도 M&A 관련 규제 완화 등의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1~10월 중 국내 기업의 외국 기업 M&A 금액은 112억 달러를 기록했다.

또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2010년 국내 기업의 외국 기업 순매수 규모는 거래대금 기준으로 99억 달러 수준이었다.

이는 국내 기업의 외국 기업 매수금액에서 국내 기업의 외국 계열사 매각금액을 뺀 수치다.

2010년 기준 국내 기업의 외국 기업 M&A 규모는 세계 10위, 주요 20개국(G20) 중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면 그 동안 M&A 시장을 주도했던 유럽 기업들은 재정위기 여파 등으로 인해 매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됐다.

프랑스(72억 달러)와 독일(71억 달러)은 매수 규모에서 아시아 지역 국가들에 크게 뒤졌으며 이탈리아와 포르투갈은 각각 53억 달러와 89억 달러 순매도를 기록했다. 내다 판 기업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국내 기업들의 기업사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미국 심장혈관질환 진단기기 생산업체인 넥서스(Nexus)를 인수하는 등 미래 신성장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과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한 M&A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LG와 롯데 등도 “M&A를 적극 검토하라”는 그룹 최고경영자(CEO)의 지침에 따라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도 매물을 물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M&A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노하우를 축적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금융주선과 투자자문 등 금융 부문의 M&A 지원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국내 기업들이 M&A에 나설 때마다 국내 금융기관이 아닌 해외 유명 투자은행(IB)에 자문을 의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절실하다.

국내 기업의 해외 M&A는 관련 신고 및 심사 규제 등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 M&A 전문 법률사무소 관계자는 “M&A는 개별 기업의 이익을 넘어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한 사안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전략적으로 M&A를 추진하고 있다”며 “M&A 전문 투자은행과 회계법인, 법률회사 등을 육성하는 것은 물론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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