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발생한 민주화 소요사태 등으로 수주 여건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수주 실적은 295억 달러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다만 해외건설 수주가 대부분 중동지역에 몰리다보니 지역 다변화와 공종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우리 기업들 간의 과당경쟁도 문제다.
◆ 최근 5년 수주 1500억弗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에서 중동의 중요성은 수치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최근 5년간 중동지역 수주 총액이 약 1525억 달러에 달한다. 한화로는 177조원 정도다.
국토해양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국내 업체의 중동지역 수주는 295억 달러에 달했다. 이어 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이 각각 194억 달러, 66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이 여전히 주력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수주액이 164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주요 공사로는 △샤이바 NGL 프로그램 패키지(28억 달러) △와싯 가스개발 프로젝트 패키지(24억 달러) △쿠라야 민자발전소 프로젝트(21억 달러) △쇼아이바2 복합화력발전소(12억 달러) △얀부2 발전 프로젝트(12억 달러) 등의 대형 플랜트 공사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플랜트 분야에서 92억 달러의 수주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도 57%가량 급증한 144억 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2009년부터 시작된 EPC공사 건설비용 하락으로 국영 에너지기업의 석유·가스 관련 프로젝트 발주가 급증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와 오만은 각각 디젤발전 플랜트 프로젝트(30억 달러)와 수르 민자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13억 달러) 등의 대형 발전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면서 수주 상위 자리를 차지했다.
작년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는 없었지만 △에미리트알루미늄컴퍼니(EMAL) 복합화력발전소 2단계 공사(6억 달러) △대심도 하수터널 T-01 프로젝트(3억 달러) △아부다비 담수저장 회수설비 공사(2억 달러) △보루쥐-3 가교 폴리에틸렌 패키지(2억 달러) 등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도 꾸준한 수주가 이어졌다.
카타르 루자일(Lusail) 신도시 조감도. |
◆ 중동 수주 비중은 감소
국내 해외건설 수주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시장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올 초 리비아 등의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민주화 소요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졌다.
다행히 중동지역이 전체 해외 수주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9년 73%에서 2010년 66%, 2011년 49.9%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 비중이 50% 이하로 줄어든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대신 중남미지역에서의 수주가 2009년 7억 달러(1.5%), 2010년 21억 달러(2.9%)에서 작년에는 66억 달러(11.3%)로 늘면서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새로운 전략시장으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해 제2의 시장인 아시아(194억 달러)와 중남미의 수주 비중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해외건설 진흥계획의 최우선 과제인 수주 지역 다변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010년 25억 달러를 수주한 아프리카에서도 지난해 22억 달러를 수주하며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은 매년 쏟아지는 발주물량만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지역으로 우리나라 건설업계가 가장 중요시하는 곳"이라며 "중동지역의 수주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국내 업체들의 시장 다변화 노력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한편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업체들의 중동 수주 실적은 작년에 31억4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의 33억7400만 달러보다 소폭 감소했다. 수주 건수도 2010년 218건에서 2011년 159건으로 줄었다.
다만 국내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광케이블망 공사를 따내는 등 향후 중소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 전망을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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