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모든 정치 환경들이 기업을 위축되도록 만들고 있다”는 발언이 신호탄이다. 이 대통령이 기업의 고용·투자 위축 등 문제를 제기하며 치고 나가면 정부는 재벌세 등 세부전략을 공략한다.
특히 재벌개혁이라는 유연한 연대고리를 끊기 위해 한나라당보다는 민주통합당에 화력이 집중된다. 재개는 동정표 유도 심리전을 편다. 삼각 팀플레이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정부의 대응은 민주당측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1일 “대기업의 출자총액제한제는 글로벌 경쟁 환경과 개별기업 특성이 감안되지 않은 아날로그 방식”이라고 출총제 부활을 반대했다.
2010년 말 기준으로 10대 대기업 출자 비율은 20%도 안돼 출자 한도를 40%로 막는 출총제가 대기업의 계열 확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또 골목상권 문제 등 중소기업 영역 진출이나 일감 몰아주기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벌세 도입 논란과 관련, “재벌세처럼 글로벌 스탠더드(국제 기준)를 뛰어넘는 규제나 중과세는 결국 우리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야권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10대 재벌에 소속된 기업은 자산 규모에 관계없이 출총제를 적용하고 출자총액은 순자산액의 40%까지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모기업이 자회사로부터 받은 주식 배당금을 과세대상인 소득에 포함시키고,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 자회사 주식을 취득할 경우 대출에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을 세법상 비용에서 제외하는 재벌개혁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중과세 논란이 일자 ‘재벌세’라는 용어는 폐기했다.
정부의 정치권에 대한 대응이 야권에 집중되는 것은 민주통합당의 ‘반(反)대기업’ 정서를 부각시켜 견제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약한 재벌개혁을 외치는 한나라당에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대기업의 과도한 이익추구 행태에 대한 견제 방침인 반면 민주통합당은 대기업의 사업확장 직접 규제 등으로 시장생태계를 교란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모그룹 전략실 연구원은 “선거철을 맞아 여도 야도 ‘재벌때리기’에 나선 것은 문제지만, 강성인 야당과 온건한 여당을 구분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여야의 느슨한 연대고리를 끊지 않는 한 반대기업 정서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사례별 대응 차원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 움직임에 대해선 여야를 공히 견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고유업종을 몇년(2006년) 전에 폐지한 만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재개는 국민경제의 위기를 거론하면서 고도의 심리전을 펴고 있다. 제발 열심히 투자하고 일자리 만들게 내버려두라는 읍소전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배상근 경제본부장은 “지금 경제의 가장 큰 화두는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이라며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려면 정치권이 기업의 투자여건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민주통합당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감세로 대기업이 얼마나 투자와 고용을 늘렸느냐, 또 대기업이 고환율 정책의 과실을 얼마나 서민과 나눴느냐를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며 “정부가 친기업정책을 써도 그들은 상생이 아닌 단기 이익을 취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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