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재단(가칭) 설립과 관련해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래만에 모습을 드러낸 안 원장은 이번에도 같은 패턴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응수했다.
하지만 이날 안 원장은 정치참여와 관련된 발언을 이전보다 구체화했고, 재단설립과 관련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정치참여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안 원장은 이날 “정치적 질문은 받지 않겠다. 재단관련 질문을 해 달라”면서도,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은지 계속 생각하고 있다. 정치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며 정치참여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또 “제가 정치 참여를 하고 안 하고는 본질이 아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게 좋은지 평생 끝없이 고민하고 살았던 사람으로, 그런 연장 선상에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안 원장이 사회발전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기부재단 설립과 정치참여를 동일선상에 놓고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로선 딱 잘라 정치참여 여부를 결정짓진 않지만 필요에 의해 정치활동에 무게를 실을 수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정치인들께서 잘하시니깐…”이라며 다소 추상적이고 소극적이었던 이전의 화법과 비교하면 정치참여 여부에 대한 생각이 상당히 구체화되고 적극성을 띄게 된 것을 알 수 있다.
또 이와 맞물려 기부재단의 추진방향과 재단운영 방안을 내놓은 것은 사회·국가 비전에 대한 그의 인식과 문제해결 방향을 구체화했음을 보여준다. 평소 ‘말’보단 ‘행동’으로 본인의 생각을 전하는 안 원장의 성향을 감안하면 정치적 의지가 이전보다 강해졌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 안 원장이 재단설립 문제를 언론에 대대적으로 공개했음에도, 에둘러 ‘정치적 질문은 삼가달라’한 것도 의도적으로 본인의 마음을 감추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이와 함께 앞으로 상당수의 사회적 저명인사가 기부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안철수재단이 안 원장의 정치참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안 원장이 “재단 운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면서도 “문화증진 등 재단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말한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아울러 세력과 조직이 없는 안 원장이 안철수재단을 통해 그가 희망하는 사회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맞춰 기부재단이 성과를 발휘하면 지지율 상승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사회도 전략적으로 구성됐다는 평가를 제기한다.
여성 시민활동계의 대모인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고문 이사장의 경우 시민사회와 야권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로, 안 원장의 정치적 멘토가 될 수 있으며,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도 시민사회의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 사이넥스 대표와 윤연수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등은 컨버젼을 통한 사회 혁신을 끌어내는 상징적 의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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