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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외원조와 자원개발 등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으로 해외건설 영역을 빠르게 넓혀 나가고 있다. 사진은 중국 정부가 건설비용을 차관 형식으로 제공하고, 중국 석유회사 시노펙(Sinopec)이 공사를 맡은 아프리카 수단의 알 자발랸(Al Jabalay) 정유 플랜트 공장 건설 현장. |
◆ 뛰어난 가격경쟁력
중국 해외건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인건비 등 저렴한 가격에서 나온다. 중국의 건축업 종사자의 평균연봉은 2005년 기준 1600달러에 불과하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인건비가 20분의 1 정도인 셈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자국 인력을 해외사업에 그대로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대우건설의 나이지리아 사업장의 경우 한국 인원 300여명에 현지인 5000명 정도가 일하고 있다. 유럽 업체는 극소수의 유럽인과 대부분의 현지 인력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업체인 CCECC는 1000명이 넘는 자국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수력터빈·증기터빈·발전기·변압기·전기밸브 등 각종 설비 가격도 중국은 선진국의 70% 수준에서 공급할 수 있다. 시멘트 50㎏을 예로 들면 앙골라 현지 제품은 10달러에 달하지만 중국산은 4달러면 조달할 수 있다.
중국은 1조 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기술력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싼샤(三峽)댐, 길이가 36㎞로 세계에서 가장 긴 항저우만 대교, 인천공항의 2배 규모인 베이징 서우두공항, 세계 최대의 돔형 공연장 등을 건설한 중국 업체들은 기술력은 물론 이제는 풍부한 시공실적까지 보유하게 됐다.
국내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토목과 철도건설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력은 이미 유럽의 프랑스나 영국 수준은 된다"고 말했다. 김석화 해외건설협회 플랜트지원실장도 "중국은 이미 우주에 로케트까지 쏘아보낼 정도로 과학기술력이 뛰어난 나라"라며 "아직 한국 건설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플랜트 분야 진출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한국 업체를 제치고 공사를 따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 중국 정부는 원조하고, 건설업체는 수주하고
중국 정부가 아프리카 등지의 개발도상국에 제공하는 공적개발원조(ODA) 등도 중국 건설업체들에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개도국의 인프라 개발에 돈을 빌려주고, 대신 공사는 중국 기업이 맡는 방식이다.
중국이 2009년까지 집행한 대외원조 자금은 2562억 위안(약 396억 달러). 이 가운데 중국의 제품과 서비스 구입을 조건으로 하는 이른바 구속성(tied) 원조는 30%가량인 764억 위안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시장 개척자금에 해당하는 중국의 대외경제기술협력특별자금에 사용되는 기금의 규모도 10억 위안(1억6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대외원조가 가장 많은 아프리카에서 원조와 건설을 묶는 중국의 전략이 가장 잘 먹혀들고 있다. 2009년 말 기준 중국이 아프리카에 지원한 원조사업 총 900건 중 500건 이상이 인프라 건설이다. 여기에는 철도 2200㎞, 고속도로 3400㎞, 공공건물 104개, 축구경기장 및 영화관, 교량 등의 인프라 건설이 포함된다.
또한 중국 정부가 지난 2009년 말까지 총 35개 아프리카 최빈국에 대해 총 312건(187억 위안)의 부채를 탕감해주는 등 현지 정부의 호감을 사는 전략을 펴면서 아프리카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절대적이 됐다.
아프리카 지역 경제전문지 '아프리칸 인베스트'에 따르면 100대 아프리카 건설 프로젝트 중에서 중국은 현재 진행 중인 50개 가운데 9개를 맡고 있다. 향후 진행될 프로젝트 50개 중 4개도 이미 수주한 상태다. 반면 한국은 나미비아의 디젤발전소 건설공사 단 한건에만 일본과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필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한국이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나라들에 중국은 거리낌없이 진출하고 있다"며 "당장 북한의 인프라 개발이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과연 우리나라 업체가 중국을 물리치고 이를 주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중국도 약점은 있다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건설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에도 약점은 있다. 지나친 저가 수주로 사업성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 싼 값에 수주한 만큼 품질에도 문제가 많아 현지 발주처와의 갈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9년 중국의 COVEC사(社)는 올해 열리는 유럽 축구 챔피언십 대회를 위해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독일 국경까지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4억4700만 달러에 수주했다. 하지만 실제 공사액이 7억86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면서 결국 지난해 6월 계약은 파기됐다. 또 CRCC(중국철도건설공사)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8㎞ 길이의 경전철 공사를 수행하면서 공사비 증가로 6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 진출한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인도에서 발전소 건설을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막상 가동해보면 보일러에서 물이 새거나 발전터빈이 고장나는 등 불량률이 높아 평판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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