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예술작품으로”…세계 최초의 창희보석예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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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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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희 관장, 40년 보석세공 외길 작품 한자리에

조창희 원장이 20여년을 준비해 온 550여점의 보석세공 작품을 모아 22일 강남구 압구정동에 창희보석예술원을 오픈한다. 조 원장이 1000여개의 진품 진주와 비취, 사파이어 등으로 바다속 풍경을 정원을 표현한 작품 '바다 경작'을 설명하고 있다.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창희보석예술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만다.

다이아몬드, 금, 은, 사파이어, 비취, 진주뿐만 아니라 생전 처음 들어보는 40여종의 보석과 30여종의 원석으로 장식된 화려한 보석세공 작품들이 손님을 맞이한다. 한두 점이 아니다. 대작만 50여점에 반지, 브로치, 목걸이 등 귀금속 소품까지 합치면 500점이 넘는다.
출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설도화' 작품만 해도 158kg의 흰 종유석 원석과 백수정, 그리고 소나무를 기본으로 진주, 홍비취, 황비취 등 1000여점의 진품 보석으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무게만 200kg이다. 높이는 무료 2m가 넘는다.

뿐만 아니라 50여석의 좌석을 비치해 커피나 차를 즐기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어떤 작품은 손으로 만질 수도 있다. 다이아, 진주, 사파이어 등 손만 뻗으면 슬쩍(?)할 수도 있을 만큼 무방비다. 게다가 모두 진품 보석이다. 작품 재료인 진주 하나만 해도 어떤 것은 수백만원이라고 한다. 보석에 문외한인 기자의 눈에도 작품 감상은 뒷전이다. 가격과 규모에 일단 기가 질렸다.

대뜸 가격이 얼마나 되는지 조창희(57) 창희보석예술관 원장에게 물었다.

조 관장은 “사람들은 가격부터 묻지만 이 작품들은 피나는 노력과 시간의 산물이기 때문에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싫다”며 오히려 “돈보다 더 큰 의미의 예술작품으로 봐 달라"고 주문했다. 조 관장이 창희보석예술관을 오픈한 이유도 "역사적으로 뛰어난 귀금속 세공기술을 보유했던 우리나라가 현재 딱히 내세울만한 전시관이 없어 내가 나서게 됐다"며 "돈 욕심보다는 침체된 보석 산업에 새로운 활로를 제시하고 후배들에도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자수정과 황수정 원석에 비취와 진주 등을 이용해 압록색 잎새 사이로 여름을 표현한 작품 '푸르름'
국내에도 전북 익산의 보석박물관처럼 원석을 전시한 곳은 몇 곳 있지만 원석과 보석세공을 곁들인 예술작품으로 전시한 곳은 이곳 창희보석예술관 한 곳 뿐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

조 관장은 “이번에 전시한 작품도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이 넘게 20여년을 준비했다”며 “주로 반지와 목걸이만 떠올리던 보석에 대한 생각을 원석과 보석 그리고 창의성을 더한 작품으로 감상하고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시대별로 유행했던 보석 디자인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우리나라 보석 세공 역사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학계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조 관장은 우리나라 보석세공을 예술의 단계로 끌어올린 산 증인이다. 1973년 경북 상주에서 상경한 조 관장은 19살의 나이에 입문해 약 40년을 오로지 보석세공 외길인생을 걸었다. 작년에는 국가공인 보석세공 명장 인정을 받았다. 게다가 원석과 보석세공을 곁들여 작품으로 승화시킨 세계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조 관장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1985년 지금은 없어졌지만 강남의 그랜드 백화점 앞에서 당시 전 재산이나 다름없던 5000만원어치의 보석이 든 가방을 차에 두고 내렸다가 도둑을 맞았다. 그래도 다시 일어섰다. 거래처가 있고 기술이 있어서 가능했겠지만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그래도 태연했다. 오히려 업계에서 '어린나이에도 대단한 놈’이라고 인정을 받는 계기가 됐다. 1년 뒤 노량진 경찰서에서 보석을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사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데 도움이 됐다.

“보석이라고 하면 일반서민들에는 여전히 높은 문턱인 것 같아요.” 조 관장은 며칠 전에도 한 젊은이가 문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어 직접 데리고 들어와 작품들을 설명해줬다며 누구든지 부담 없이 작품을 감상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 관장은 “보석세공도 이젠 컴퓨터 3D를 이용한 분업화 시대라며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옛날 장인들의 수작업이 사라져 아쉽다”고 며 앞으로는 이론보다 실기에 중점을 둔 보석예술아카데미를 열어 후배들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테마로 한 대작과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작품 스토리를 같이 음미해 보는 것이 감상 포인트다.

창희보석박물관은 강남구 압구정동 전철역 2번 출구 부근에 있다. 22일부터 입장료 5000원만 내면 사람 좋은 조 관장의 해설과 함께 커피와 차, 음료 등을 즐기면서 눈이 호강할 수 있다. (참고로 창희보석예술관에 전시된 작품들은 전부 진품 보석으로 재료비만 무려 100억원대가 훨씬 넘는다는 게 한 직원의 귀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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