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는 특허소송의 주요쟁점 가운데 일부 승소한 상태다. 반독점소송에서도 램버스가 밀리는 형국이다. 양사의 질긴 악연도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대법원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결정문에 따르면 하이닉스와 램버스의 소송은 '항고허가 거부(Certiorari denied)' 목록에 포함됐다. 하이닉스 소송이 사실상 기각된 셈이다.
연방 대법원은 관련 소송의 내용이나 이날 결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램버스가 반도체 업체들로부터 특허 로열티를 계속 받을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이닉스는 미국 연방 대법원이 상고된 모든 사건을 심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기각된다며 이번 기각도 심리 절차 없이 기각된 사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하이닉스는 이번 결정으로 램버스가 특허 로열티나 손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특허 소송에도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양사의 특허 소송 쟁점은 3가지로 구분된다. △램버스 특허의 유효성 여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서 램버스가 특허 공개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램버스가 소송을 예견하며 관련 문서를 불법적으로 파기 하였는지 여부 등이다.
문서의 불법적인 파기 여부는 지난해 5월 미국 연방 고등법원에서 하이닉스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있다. 램버스의 불법 행위가 인정된 후 1심 법원인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으로 파기 환송돼 재심리 과정에 있다.
하이닉스가 추가로 제기한 특허 무효 및 JEDEC에서의 특허 공개 의무 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 연방 고등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때문에 하이닉스와 램버스 특허소송은 현재 진행 중인 램버스의 불법적인 자료 파기 관련 환송심 판결 결과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특허소송의 쟁점 가운데 하나만이라도 우리가 이긴다면 승리가 확실시 된다"며 "문서의 불법파기와 관련한 환송심에서도 합리적인 판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샌프란시스코 주법원이 진행한 램버스와의 반독점소송 1심 판결에서도 이겼다.
램버스는 지난 2004년 5월 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D램 업체의 담합행위로 자사 제품인 RD램이 시장에서 퇴출됐다며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주법원 배심원들은 지난해 9월 21일부터 2달 동안 격론 끝에 총 12명 중 9명이 D램 업체들의 담합행위가 없었다며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손을 들어줬다.
램버스가 1심 최종 판결에 불복, 60일 내 고등법원에 항소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램버스의 항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항소심의 경우 배심원 심리절차 없이 판사들에 의해서만 재판이 진행된다. 법리상 우위에 있는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입장이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법정소송이 2000년 8월부터 시작됐다"며 "하이닉스에 유리한 판결이 잇따라 나오면서 12년 동안 끌어온 법정공방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