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 ST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98년 4월 22일이다. 현재 중국 증시에는 전체 상장 주식의 5.4%를 차지하는 총 131개 종목(상하이거래소 79개,선전거래소 52개)이 ST로 지정돼 있다. ST 종목으로 일단 지정되면 상하한가가 ±5%로 묶이고 펀드회사는 이러한 주식에 대해 매입제한을 받게 된다. ST 주식은 한국으로 치면 관리종목이다. 나쁘게 말하면 잡주,쓰레기주,개잡주라는 뜻에 가까우니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무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금년 용의 해 들어 나타난 이변은 그동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온 ST주식이 날개를 단듯 훨훨 날아 개인투자자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식매매 프로그램 제공업체인 다즈후이(大智慧) 통계에 따르면 금년 들어 상하이 종합지수가 2월 21일까지 8.2% 오를 동안 ST주식은 이의 두배가 넘는 16.6 %가 올랐다. 심지어 2월 14일엔 ST주식 25개가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중국증시의 금년 상승TOP 10 종목 중에는 ST종목이 4개(*ST昌九,*ST盛润,ST盛大,ST黑化)나 포함됐다. 이는 현재까지 모두 50% 이상 넘는 누적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 중 상승폭이 가장 큰 주식은 ST셩룬(盛潤)으로 금년 2월 15일까지 무려 14번 상한가를 치며 86.6% 상승하였다.그 다음으로는 ST창지우(昌九)로 작년 11월 11일 이후 죽음의 15회 하한가 기록 후 금년 들어 환골탈태해 현재까지 13번 상한가를 치며 누적이익률 76.4%를 기록하였다. 현재 총 131개 ST주식 중 일시 거래정지 중인 11개 주식을 제외한 무려 108개 ST종목이 플러스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이 중 24개는 금년 수익률이 30%를 상회하고 있다.
금년 들어 ST 종목이 이렇게 폭등한 이유는 중국증시 제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중국공시에 따르면 상장회사는 보통 매년 연말결산 공고시 정식 실적공시에 앞서 실적예고를 한다. 이때 만일 ST 해당기업이 흑자전환될 경우 해당회사는 은행융자나 주식증자에서 자유롭게 되고 또 상한가 제한도 풀리게 되므로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ST 주식과 관련이 있다. *ST 주식은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한 퇴출대상 기업이다. 그러나 중국 사회주의 특성상 국유주 지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또 수 많은 기업이 상장을 대기하고 있는 만큼 *ST 주식이 상장 퇴출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이들 대부분 지방정부의 지원아래 자금수혈을 받고 우회상장을 통하여 새로운 기업으로 탄생하는데 바로 이때 주식이 폭등하게 된다. 흔히들 중국 속담으로 ‘오골개가 봉황으로 변하는(烏雞變鳳凰)’ 순간이라고 일컫는다.또한 재상장 시 중국도 상하한가 제한이 없어 보통 수십% 상승은 기본이고 심지어는 100% 이상 폭등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ST종목에 지정되는 가장 주된 요건은 2년간 경영적자가 발행할 경우다. 그 외에 상장주식의 주당자산이 액면가보다 떨어지거나 총자산 규모가 부채를 하회하는 경우,회계 감사의 의견거절,기타 공시에서의 중대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ST종목에 지정된다.
ST종목 지정 1년 후 경영성적이 흑자전환될 경우 ST종목 지정은 해지된다. 그러나 다시 1년 경영적자가 지속될 경우는 일종의 최후 경고에 해당되는 '*'표지가 추가되어 '*ST'라는 퇴출직전의 특별관리 주식이 된다.현재 중국에는'*ST'로 분류되는 주식이 31개 있다.이에 해당하는 회사는 1년간 경영적자를 만회할 기회를 갖게 되며, 이 기간에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다시 '(Particular Transfer)'는 호칭을 부여받고 회사는 정리절차를 밟게 된다.
금년 들어 중국 정부가 ST종목의 우회상장 문턱을 높게 하여 신규상장에 준하는 수준으로 심사요건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우회상장시 발생되는 달콤한 거품이 일반 개인투자자가 아닌 내부정보를 장악한 특정인과 집단에 돌아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이를 근절하기 위함이다. 지난날 중국의 개인투자자들이 ST주를 가리켜 “越窮越光榮(초라할수록 실적이 좋다)”는 우스개 소리를 하였는데 과연 중국 증권 관리 감독층이 이러한 소문을 근거없는 것으로 근절시킬지 자못 궁금하다.
베이징=간병용,중국증시분석가 본지 객원기자(kanhm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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