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는 봉’ 언제까지 들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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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2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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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피 40% 세금…개별소비세 존속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퍼들은 봉’이라는 소리를 언제까지 들어야합니까?”

지난 주말 만난 한 골퍼의 볼멘 소리다. 그린피(골프장 입장료)에 붙는 개별소비세가 없어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앞으로도 계속 내야된다는 소식을 접한 후 나온 불평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3일 골퍼들이 회원제골프장에 갈 때마다 내는 1만2000원의 개별소비세 부과는 정당하다고 결정했다. 개별소비세 부과가 위헌소지가 있다는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헌재의 합헌 결정으로 그린피에 붙는 개별소비세는 앞으로도 계속 부과된다. 이 금액은 헌재가 인용한 것처럼 1만2000원이 아니라 2만1120원이다. 개별소비세와 그에 따른 교육세·농특세·부가세를 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골퍼들은 회원제골프장에 갈 때마다 1인당 그린피의 10∼20%에 해당하는 2만1120원을 내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하게 됐다.

개별소비세는 1970년대 긴급조치법(당시 특별소비세)으로 발효됐다. 40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일반사업장에는 부과되지 않는다. 카지노(5000원) 경마장(920원) 경륜·경정장(340원) 등 돈을 걸고 여가를 즐기는 사행성 사업장에만 부과된다. 골프장에 이 세금이 부과되는 것은 ‘사치성 시설’이라는 꼬리표 때문이다. 지난해 2700만명이 골프장을 찾을만큼 널리 퍼져있고,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골프인데도 아직 ‘특수계층의 놀이’로 치부되고 있는 것. 미국 일본 등 외국 골프장 그린피에는 개별소비세라는 항목 자체가 없다.

개별소비세는 골프장과는 관계가 없다. 골퍼들이 내는 것을 골프장이 대납해줄 뿐이다. 문민정부 시절 방한한 한 국가원수가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골프에 관한 얘기를 나누던 중 “한국에서는 운동하는 데도 세금을 매깁니까?”라고 말해 분위기가 어색해져던 해프닝도 있었다. 김 대통령은 ‘골프 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유명하다.

세금뿐 아니다. 골퍼들은 골프장에 갈 때마다 준조세 성격의 국민체육진흥기금(3000원)을 내야 한다. 골퍼들은 직접 내는 2만4120원과 골프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내는 것을 포함해 그린피의 40%에 해당하는 높은 세금을 부담하고 골프라는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셈이다. ‘골퍼는 봉’이라고 불러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이같은 사정으로 말미암아 골프장들은 그린피를 내리고 싶어도 내리지 못한다. 회원제 골프장의 그린피는 15만∼20만원이다. 여기에 캐디피(팀당 8만∼10만원) 카트비(팀당 8만원선) 식음료비를 가산할 경우 회원권이 없는 골퍼들의 라운드 비용은 한 번에 20만∼30만원에 달한다. 이런 고비용 구조 탓에 정부에서 그동안 추진해온 골프대중화는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우기정 회장은 “이번 헌재의 결정은 골퍼, 골프장, 국가경제 3자 모두에 피해를 주는 결정이다. 그럼에도 재판관 두 명이 ‘개별소비세 조항은 헌법에 맞지 않으므로 개선입법을 촉구하는 것이 상당하다’는 소수의견을 낸 것에 주목한다.”며 “협회는 앞으로도 개별소비세 폐지는 물론 골프장에 부과되는 중과세를 일반과세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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