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피해자 분들께 드리는 편지[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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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0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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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유난히 추웠는데, 건강하신지요. 아흔 세 번째 맞는 삼일절을 맞아 특별히 어르신 생각이 나서 편지를 드립니다.

할머니들께서는 지난 20년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시위를 여셨습니다. 그 집회가 1천 회 되던 지난 12월, 작은 소녀를 조각한 평화비를 세워 일본 정부의 반성과 화해를 촉구하셨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그 간절한 소망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자세를 보고 저는 큰 실망을 느꼈습니다.

저는 일본 정부가 평생 마음에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온 여러분께 진정으로 사과하는 것이 한일 간의 다른 어떤 외교 현안보다도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 12월 한일정상회담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 문제만 이야기했습니다. 통상 정상회담에서 이런 일은 드문 일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만은 이번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하여, 전례 없는 일이고 외교 관례에도 어긋나는 일이지만 그렇게 했습니다.

이 일은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 모두의 일이자, 양심을 가진 세계 모든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UN과 미국 의회도 일본 정부의 반성을 촉구한 것입니다. 할머니들 살아생전에 마음의 한을 풀어 드리지 못하면, 일본은 영원히 이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놓치게 되고, 양심의 부채를 지고 갈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계속 여러분께 깊은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할머니들께서 보여주신 용기에 다시 한 번 높은 존경의 뜻을 표하면서, 따뜻한 위로 말씀을 드립니다. 긴 겨울이 지나고 이제 봄이 오고 있습니다. 새봄을 맞아 마음의 평화와 건강을 기원드립니다.

2012년 3월 1일
대통령 이 명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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