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고미술품 감정 세미나’빅앤틱아트 주최로 이틀간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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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0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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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천청자(龍泉靑瓷) 등 몇몇 진품에 전문가 관심 집중

▲中 고예술품 감정 세미나 현장

(아주경제 정연두 기자)‘제1회 중국 국가급 감정사 초청 중국 고미술품 감정회 및 세미나’가 경매회사 빅앤틱아트의 주최로 지난 28일과 29일 한양대 동문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정화이중(鄭懷忠·68), 리즈옌(李知宴·75), 차이궈셩(蔡國聲·68), 산궈창(單國强·70), 리종양(李宗揚·69) 등 중국 최고 권위의 감정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도자 감정 전문가인 중국국가박물관연구원 리즈옌 선생은 세미나에서 "한국 내 중국 도자기 소장량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한국인들의 도자기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의 감정품은 80%가 도자기였으나 감정 결과 90%가 모조품으로 드러났다. 

행사 첫날인 지난 28일 감정 끝에 발견한 진품은 총 4점. 리즈옌 선생은 이번 감정회에서 의외의 수확을 거뒀다며 도자기 소장품이 이렇게 많이 나올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을 통해 발굴한 진품 중 원청화(元靑花)를 거론하며 이 유물의 중요한 특징을 설명했다.

리 선생은 원청화자기가 조형 면에서 위쪽에서 바닥까지 매끄러운 곡선으로 간결하게 들어간 골조가 원대 특유의 우아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으며 경덕진(景德镇)의 마창토(麻仓土·고령토의 일종)를 사용해 간결하면서도 웅장한 기개를 살린 것이 주요 특성이라고 밝혔다. 

마창토는 중국에서 명대 영락제 이후에 관용 자토로 사용된 것으로 중국 도자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그는 "원청화는 또한 견고함과 건강한 기상이 느껴지며 유채이며 모란꽃 두 송이가 피어 있어 원대의 시대적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도자 전문가들은 몽고족이 세운 원나라는 피지배 민족에게 자유와 신분상승을 억압하는 시대였다며 명나라 태조 주원장도 ‘주스바’라는 몽고이름을 가졌을 만큼 주류 사대부들이 억압과 천대를 받았기 때문에 당시 도자에 그려진 회화도 이런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원청화에 그려진 회화의 작가를 확인할 수 없으나 당시 피지배 계층의 사대부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봉긋하게 솟은 모란꽃을 그린 이는 붓으로 내면의 분노와 슬픔, 저항심을 표출하기 위해 억압된 현실과 다른 ‘정신세계의 모란꽃’을 그렸을 것이라는 얘기다. 

도자 및 고미술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그리겠다’는 욕망을 그림으로 한풀이한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용천청자(龍泉靑瓷) 공작 면

진한 색으로 그린 묵직하고 맵시 있는 곡선도 으뜸이다. 공작새의 다리만 보아도 한 획으로 흐트러짐 없이 그려 내린 것을 보아 회화 솜씨가 뛰어난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도 했다. 

감정회에서 전문가들은 재료, 유약, 시대적 가치를 지닌 청화색, 그림의 구도, 화석홍(火石紅) 등으로 고찰해볼 때 원청화가 진품임이 분명하다고 확증했다. 

리 선생을 비롯한 대다수 전문가들은 최근 청화백자의 가격이 예전에 비해 떨어져 정확한 가격을 제시하기 어렵다며 이 유물의 참고 가격을 160만~200만 위안(3억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리즈옌 선생은 한국과 일본에 중국고미술품을 전시한 갤러리 관람 경험을 소개하면서 "일본은 인테리어가 화려하고 진열된 고미술품들도 보존상태와 품질이 좋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유물들은 거의 외부에서 사들인 것이며 실제 현장에서 출토된 것들은 주로 보존 상태가 안 좋고 대부분 작은 도자기였다고 털어놨다. 

한국의 경우 지난 1970~1980년대에 한국 인근 해역에서 침몰선을 인양함으로써 많은 중국 유물들이 본격 발굴됐다. 여기서 발견된 유물들의 상당수는 도자기로서 이후 한국의 중국 도자기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하지만 당시는 한·중 수교 이전이어서 한국의 중국 도자기 연구에 큰 한계가 있었다. 중국 도자전문가들은 관련 학계의 요청을 받아 한국과 일본을 넘나들며 연구교류를 할 기회가 생겼고 이후 중국도자기 연구에 적지 않은 성과를 얻게 됐다.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처음 한국 방문을 한 정화이중(옥기·청동기·목기), 차이궈셩(도자·서화·옥기·청동기 등), 산궈창(서화), 리종양(도자) 등 당대 중국 최고의 도자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사람들의 고도자 예술품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한·중 간의 고대예술품 연구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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