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멀고먼 '소셜 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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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0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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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대형 건설업체가 분양 중인 서울의 한 고급 주택을 두고 요즘 말들이 많다. 대한민국 상류층 1%를 위한 고품격 주거단지를 표방한 이 아파트에는 서민들을 위한 임대주택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데, 임대로 들어올 주민이 쓸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등을 따로 설치한 것이 발단이 됐다.

시공사의 의도가 임대 입주민을 차별하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시대 화두인 '소셜 믹스(Social Mix·사회 혼합)'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사실 임대 주민과 일반아파트 주민들을 따로 분리하는 것은 예전부터 있어 온 일이다. 기존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임대 주택을 짓는 경우 임대 전용의 별도동을 설치하고, 별도동을 만들 수 없는 경우 동선을 분리하는 식이다.

같은 단지 내 임대 주민과 일반 주민들 간의 불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임대 주택과 일반 주택 사이의 울타리 설치 문제로 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부가 이 같은 차별을 없애고 소득 수준이 다른 주민들이 잘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도입한 것이 '소셜 믹스'다. 소셜 믹스 개념이 도입된 대표 단지가 보금자리주택지구다. 정부가 다양한 계층이 어울려 살 수 있도록 주택을 여러가지 유형·규모별로 혼합해 짓도록 한 것이다.

소셜 믹스 정책은 아직 법적인 근거가 미약한 데다 극심한 소득 격차에서 오는 불협화음을 해결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이 정책이 폐기되어선 안 된다. 한국 사회에서 특정 지역과 단지에 산다는 것은 곧바로 '계급'을 의미한다. 소셜 믹스 정책을 아예 없앨 것이 아니라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해 정책 실효성을 높이는 데 힘을 쏟을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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