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최근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 따라 원화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해외 펀드의 수익률이 엇갈리고 있다. 즉 환헤지형이냐, 환노출형이냐에 따라 투자자들의 성적표가 크게 차이가 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향후 환율의 움직임을 어떻게 예측하고 헤지하느냐 여부가 해외 펀드 수익률 확보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해외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투자대상 국가의 환율에 따라 환노출형과 환헤지형 상품의 수익률에 큰 차이가 났으며 특히 일본펀드의 수익률 격차가 두드러졌다.
일본 펀드의 경우 환 위험을 헤지한 환헤지형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3.64%로 환노출형 평균 수익률 6.97%를 7%p가량 웃돌고 있다.
환헤지형 일본 펀드 가운데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재팬증권투자신탁 1(주식)(C)'은 연초 이후 17.47%의 수익률을 나타냈으나 환노출형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 2[주식](A)'의 수익률은 7.28%로 10%p 이상 차이가 났다.
이는 원화 가치의 강세로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날 오후 4시 20분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엔환율은 100엔당 전 거래일보다 9.74원 오른 1375.6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연초 1503원과 비교하면 2개월새 130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 들어 가장 눈에 띄는 환율 변화는 엔화의 약세 전환"이라며 "엔화 약세는 유로존 리스크가 후퇴하면서 일본의 리스크가 점차적으로 부각될 수 있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무엇보다 올 들어 선진국이 일제히 양적완화에 접어들면서 이미 캐리 트레이드로서 엔화의 기능은 크게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역시 강세를 보이면서 연초 달러당 1155.80원에서 1118.50원으로 40원 가까이 내렸다. 이에 따라 달러에 영향을 받는 글로벌펀드, 글로벌이머징펀드, 신흥유럽펀드 등도 대부분 환헤지형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브라질 등 신흥국 펀드의 경우 해당 지역 통화와 원화 간 강세의 강도에 따라 환헤지형과 환노출형 펀드 간에 큰 수익률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브라질의 경우 헤알화의 강세로 환노출 펀드 역시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원·헤알환율은 연초 618.07원에서 현재 647.98원으로 30원가량 올랐다. 브라질 펀드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은 연초 이후 각각 21.09%, 21.07%의 수익률로 큰 차이가 없었으며, 개별적으로는 환노출형이 오히려 환헤지형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계속 상승할 경우 환율의 변동성까지 더해진 환노출형의 수익률이 양호할 것이나 환율의 변동성이 우려된다면 펀드수익률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헤지형이 낫다고 판단했다.
환헤지형은 환매 시점에 환차손을 방지하기 위해 투자 시점 환율로 고정하지만 환노출형은 환율 흐름에 따라 환차손·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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