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이 7일 역대 대통령 8명의 통일 철학을 담은 휘호를 한자리에 모아 제막식을 가진 가운데 이중 3명의 대통령이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휘호를 작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통일교육원 본관 로비에 긴 액자 형태로 이날부터 상설 전시되는 휘호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현 이명박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들의 통일 의지와 철학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이중 노태우·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의 휘호는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작성됐고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당선되던 선거날 당일 전망대를 찾아 휘호를 작성해 '대통령을 하려면 오두산 통일전망대로 가라'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노태우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1992년 2월2일,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방문해 방명록에 ‘우리 後世(후세)는 統一(통일)의 기쁨 속에서 前進(전진)하기를 念願(염원)하며’라는 휘호를 남겼다.
그는 통일방안의 교범으로 평가받는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제시하고 남북기본합의서 등을 성사 시켰던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은 제14대 대통령 선거일인 1992년 12월18일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찾아 방명록에 ‘南北統一’(남북통일)이라는 간결한 휘호를 적었다.
‘국민의 정부’ 김대중 대통령 역시 대통령으로 선출된 15대 대선 당일인 1997년 12월18일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방문, 방명록에 ‘安保(안보) 平和(평화) 交流(교류) 그리고 統一(통일)’이라는 통일철학을 담았다.
대북 포용정책으로 남북관계를 이끌었던 그는 안보를 강조하면서 교류협력을 통한 평화통일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북진통일을 주장했던 이승만 대통령의 휘호는 ‘雩南 李承晩 博士 書集’(우남 이승만 박사 서집)에 실린 ‘統一最先’(통일최선)이란 글이 전시됐다.
5ㆍ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대통령은 ‘國力培養 統一成就’(국력배양 통일성취)라는 휘호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반영했다.
북한과의 체제 경쟁과 북한에 의한 흡수통일 우려했던 당시 시대적 배경이 ‘국력배양’이라는 단어에 담겨있다.
전두환 대통령의 휘호는 통일교육원이 이날 전시를 위해 특별히 요청해 지난 2월 받은 것으로 ‘民族和合 民主統一’(민족화합 민주통일)이라고 적었다.
참여정부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2007년 10월 2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육로 방북한 것을 기념, ‘평화를 다지는 길 번영으로 가는 길’이라는 휘호로 ‘평화번영 정책’ 의지를 담았다.
현 이명박 대통령은 ‘相生共榮 平和統一’(상생공영 평화통일)이란 휘호로 지난해 12월21일 류우익 통일부장관에게 직접 전달했다.
이날 전시는 조명철 통일교육원장의 아이디어로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류 장관은 이날 제막식에서 기자들에게 “역대 대통령들의 통일 철학과 의지를 담은 것으로 이전 정부를 계승하면서 상황에 따라 조금씩 변화는 있지만 통일정책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 국민과 주변국, 북한 주민들도 공유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교육원을 찾는 모든 분이 휘호를 보면서 통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될 것”이라면서 “함께 바라보고 의미를 되새기면서 통일 미래를 준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제막식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인 이인수 ‘이승만기념사업회’ 이사, 통일교육중앙협의회 서울지역협의회장인 신항균 서울교대 총장, 김태우 통일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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