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의 반응이다. 아침마다 주민들을 깨우는 소리는 새벽 5~6시께‘구럼비 바위’인근 발파작업 반대시위 독려 사이렌이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조용한 동쪽 바다의 아름다운 마을 '강정'이 해군기지 건설로 뒤숭숭해졌지만 실제 마을 주민들은 해군기지에 관심이 없다.
일부 찬·반 측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피곤할 뿐이다.
적어도 제주 해군기지 유치 논란 시작 시점인 지난 2007년부터 지금까지 기자가 만나거나 전화로 전해들은 20여명의 주민들 반응은 그렇다.
해군기지의 중요성을 핏대 올리며 설명하는 정부든, '평화의 섬'을 외치는 종교·환경단체들의 투쟁이든, 총선을 앞둔 눈먼 정치인들의 정파싸움이든 이 모든 것이 현지 주민들에겐 스트레스다.
실제 문제가 불거지기 전 강정마을 주민들은 보상문제를 두고 찬반으로 나뉘었었다.
보상문제를 놓고 마을 주민들은 양분(兩分)됐고, 이를 근거로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찬·반 싸움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지금의 문제는 이미 보상문제를 넘어섰다.
실제 강정마을을 점령(?)하고 있는 이들은 외지인들이다. 이들은 이미 강정마을에 주둔하면서 사이렌을 울려대고 강정마을 주민이 됐다.
실제 마을 한 주민은 "알 수 없는 외지인들과 심지어 외국인들까지 들어와 살기 시작하면서 좀도둑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평화의 섬 제주를 위하는 마음으로 들어온 외지인들이 도둑으로 몰린다면 억울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주민들은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며 사생활 침해를 받고 있다.
또다른 주민은 "원래 찬성도 반대도 아니었지만 구럼비 풍광까지 망치려는 국책사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사이렌·폭파 소리에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반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측의 목표가 일정 부분 달성된 셈이다. 또 주민여론 수렴이 잘 됐다는 정부의 말도 신빙성이 떨어진다.
제주도에 국책사업이란 칼을 들고 수술을 할 땐 건강한 청년의 몸에 칼을 대는 듯한 태도로 임해선 안 된다.
제주는 자연환경을 등에 업고 살아가는 특별(?)한 특별자치도이며, 외부세력으로 인한 4·3사건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여린 피부를 갖고 있는 곳이란 점을, 정부든 그에 맞서 싸우는 외지인이든 모두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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