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고유가 틈새시장을 노리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유사석유 판매업소들이 일반 경유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면서 화물차나 생계형 운전자들을 강하게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유사석유 판매업소 가운데 유사경유를 판매하다 적발된 업소는 지난 2008년 349개, 2009년 357개, 2010년 547개, 2011년 571개 등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또 유사경유 적발은 2008년 516건에 이르던 것이 2009년에는 151건, 2010년 748건, 2011년
713건에 달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사석유 판매업소 및 적발 건수가 급증하는 것은 지식경제부와 국세청 등 정부당국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안일한 고유가 정책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는 지난 2008년 3월 10일부터 같은 해 10월 7일까지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10% 인하하는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며 “유류세 인하 효과는 미미했지만, 유사석유 판매량은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정부가 유가 안정대책에 대해 지금처럼 안일한 태도를 보이면, 과거와 마찬가지로 유사석유 판매업소들이 판을 칠 것”이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부담을 안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고유가 급등으로 인한 폐해는 이 뿐만이 아니다. 유사석유는 곧 세금 탈루와 직결된다는데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초 용역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최근 5년간 유사석유제품 유통량은 3041만 1000㎘이며, 이로 인한 세금 탈루액은 약 6조8700억원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것은 국제 유가 급등이 가장 큰 이유이며, 결과적으로 가계 부담과 세금 탈루를 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유사석유 판매업소에 대해 엄중 조치키로 공언한 반면 처분된 업소는 극히 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식경제부가 지난해 분석한 ‘유사석유 판매업자 적발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최근 3년간 불법유사석유 판매로 적발된 총 1069개 업소 중 등록취소 처분이 내려진 업소는 13곳(1.3%)이다.
또 나머지 적발 업소들 가운데 영업정지 처분은 246개, 과징금 처분을 받은 곳은 677개에 불과했다.
한편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 7일부터 백만인 서명운동에 돌입, 9일 현재 서명자 수가 1만명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유류세 인하와 관련, 김 회장은 “생계 때문에 차를 운행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은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는 유류세 인하을 반대하는 이유로 세수부족을 운운하지만, 우선, 줄줄 새는 예산낭비만 줄여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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