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발신자표시 조작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6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금융권에서 보이스피싱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야 정쟁의 영향으로 이를 방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민생법안의 처리가 막힌 것이다.
법안 통과는 총선 이후 4월이나 5월, 늦어지면 6월 19대 국회 개원 이후로 처리가 미뤄질 전망이다.
6일 국회 문방위는 이계철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과 함께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 법안을 의결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야당이 보고서 채택에 반대하면서 회의가 무산됐다.
금융권에서의 보이스피싱 확산은 시급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삼성생명은 보험계약조사팀을 사칭해 계약이 체결됐다면서 신고 접수를 위한 개인정보를 알려달라는 수법으로 수십 명이 피해를 당해 주의를 공지했다.
주요 생명·손해보험사들도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한 전담반 운영에 들어가면서 이같은 공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사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외환카드는 외환은행이나 카드 대표 전화번호로 접근하는 방식의 대출 사기 피해가 있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을 위한 발신자번호 조작은 주로 인터넷전화에서 성행하고 있다. IP를 바꾸면 추적이 어렵고 변작이 쉽기 때문이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통신사업자들에게 기술조치를 의무화하면서 변작이나 거짓 표시 발신자 전화번호를 차단하고 정상적인 발신 번호로 정정해 수신인에게 송출하도록 규정하면서 국외 발신을 안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돼도 6개월 뒤에 시행되고 사업 규모에 따라 시행일로부터 1년이내 의무화 적용을 받도록 규정돼 있다. 사업자들이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이 주어지게 된다.
방통위는 법이 실행되면 공공기관 전화번호 DB를 정부 예산으로 제공해 변작되는 발신번호를 걸러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보이스피싱 피해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국회 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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