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대학 등록금이 정치적 이슈로 떠오른 것은 지난 2006년 한나라당이 ‘반값등록금’ 공약을 내놓으면서부터다. 그러나 정권이 출범 한 후 정부는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6조원 이라는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때 시민단체와 대학생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와 한ㆍ미FTA 반대 등 굵직한 사회적 현안에 매달린 탓에 반값등록금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았다. 물론 ‘등록금 1000만원 시대’, ‘미친 등록금’이라는 표현과 함께 반값등록금 문제가 제기되기는 했지만 별다른 폭발력을 갖지는 못했다.
그러다 2011년 1월 민주당이 반값등록금을 포함한 ‘3+1 보편적 복지정책’을 발표하자 여당도 ‘우리가 원조’라며 명목등록금을 최소 50%까지 인하한다는 방침을 부랴부랴 내놨다.
이미 시행되었어야 할 대선공약이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있다가 차기 양대선거를 앞두고 마치 새로운 공약인 것처럼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당도 야당도 아직까지 등록금 해법을 찾지는 못했다. 2011년 5월 명목등록금을 최소 50%까지 인하하겠다던 여당은 고작 한 달 만에 “당장 50%는 버거우니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30%까지 내리겠다”며 말을 바꾸었고, 결국 9월에 2012년 등록금 인하에 총 2조2500억원(대학 부담금 7500억원)의 재원을 부담해 전체 평균 5%, 소득 하위 70%를 기준으로 22%를 인하하겠다는 ‘대학생 등록금 부담완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그러자 학생과 학부모들은 “명목 등록금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인하 효과가 0~5% 밖에 안 되고, 특히 상위 50%는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는 생색내기용, 반값등록금 공약에 대한 면피용임에 분명하다”며 반값등록금 약속을 지키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경찰은 “반값등록금을 실현하라”며 국회 본청 앞에서 기습 연좌시위를 벌이던 대학생 80여명을 강제로 연행했고, 검찰은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과 대학생 224명에게 마구잡이식으로 소환장을 보내기도 했다. 경찰은 또 광화문광장에서 ‘반값등록금 실현과 청년실업 해결’을 외치던 1000여명의 대학생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그중 73면의 학생을 강제로 연행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사태는 애초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당시 황우여 한라당 원내대표가 등록금 부담완화책에 ‘반값등록금’ 간판을 내건 것이 문제였다. 누가 봐도 ‘과대포장’이었던 것이다.
야당은 한술 더 떴다.
시위현장에서 학생들의 항의를 받은 당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당장 2012년부터 반값등록금을 전면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등록금 폐지론까지 들먹여 학생과 학부모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였다. 이는 사실상 학생과 학부모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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