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논란 최고조..알뜰주유소만 믿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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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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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휘발유 값 2026원/L..3주 연속 최고가 경신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전 세계 경제가 패닉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이란에 대한 제제가 더욱 심각해질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봄기운이 감돌았던 글로벌 경기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그나마 수출로 버티던 국내 기업들도 신음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 순수입 비중이 11.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1.0%보다 높은 수준이다. 유가가 올라 에너지 부문 지출이 증가하면 투자와 소비 등 다른 부문 지출이 줄어들어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가에도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다.

◆고유가 직격탄에 한국 경제 휘청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한국 경제는 총체적 난국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원자재 물가와 불안한 경상수지로 고민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악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석유공사 가격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주 휘발유 값은 리터당 2026.2원으로 전주대비 8.7원 상승했다. 3주 연속 역대 최고가 경신이다.

전국 평균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도 리터당 2028.92원으로 전일보다 0.31원 올라 71일 연속 상승했다. 자동차용 경유 값 역시 전주대비 3.3원 오른 1851.8을 기록했으며 등유 가격도 4.3원 오른 1409.0원을 기록했다.

서민가계의 부담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아파트 단지에는 ‘낮잠자는 차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주유소들은 매출감소로 경영난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부산 주유소의 80%정도가 6개월동안 적자 상태다. 다음달 국제선 항공운임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여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 질 전망이다.

회사원 박모씨는 “기름값의 절반가량이 유류세로 나가는데 세금으로 낸 부분은 환급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유류세 탄력세율을 조정하고 재벌정유사를 관리감독해 실질적인 유류세를 인하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유류세 인하를 위한 100만명 서명운동에 나섰다.

국내 산업계도 비상경영에 감산까지 고려할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 호남석유화학 등 주요 유화기업들은 채산성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익선 다변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원료값은 오르는데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제품값은 중국 등의 수요 부진이 회복되지 않아 감산까지 해야할 판”이라며 “유화의 주요 원료인 납사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요 기업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기름값이 손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설기계, 운수업, 물류업체도 적자에 신음하며 줄도산이 우려된다.

유류세 인하 요구가 전방위로 거세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실효가 불투명한 알뜰주유소 카드만 꼼지락 거리고 있다. 정부로서는 당장 세수 감소가 문제지만 2008년에 겪었던 '유류세 인하 후유증'도 떠올리기 싫은 상처다.

당시 유가상승기에 단행한 유류세 인하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한 반면 많은 부작용만 불러 일으켜 여론의 질타를 떠안았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된서리’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유가 급등은 세계 경제에도 큰 위협으로 자리하고 있다.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이란과 미국, 유럽 등 서방 세계의 긴장 상황이 계속되면서 원유 공급 상황이 개선될 움직임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가 급등은 물가상승 압력을 크게 높여 세계 경제를 또 다른 위기로 몰고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미국의 3월 소비자 심리지수가 74.3으로 시장 전망을 크게 하회하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이 올해 초 대비 17% 상승하면서 소비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최근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미국의 경기가 유가 상승으로 인해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유럽은 더욱 힘든 상황이다.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고 긴축재정 실시로 경기를 부양하는데도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국내 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다.

앞서 뉴욕대 루비니 교수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 걸프지역의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 및 수출이 한동안 제로(0) 수준으로 떨어져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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