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은 오는 4월 이후 일제히 보험료를 인상 또는 인하한다.
생보사들은 금융감독원이 표준이율을 4.00%에서 3.75%로 0.25%포인트 낮추기로 함에 따라 7월부터 보험료를 평균 5% 가량 올릴 방침이다. 실손의료보험료의 경우 지속적인 손해율 상승에 따라 평균 10~20% 인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손보사들은 4월 자동차보험 신규 가입자부터 평균 2.2~2.6% 인하된 보험료를 적용키로 했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일부 서민들이 생계수단으로 활용하는 오토바이와 업무용차량 보험료도 각각 최대 10%, 20%씩 낮춘다.
반면 실손보험을 비롯한 장기보험의 보험료는 표준이율 하락을 감안해 평균 3~4% 가량 인상할 계획이다.
보험료 변동률이 이 같이 책정된 데에는 금융위원회, 금감원 등 금융당국의 입김이 큰 영향을 미쳤다.
생보사들은 당초 전체 보험료를 평균 10%까지 인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상폭 최소화를 주문하며 요율 모니터링을 통한 제재권 행사 의사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물살을 탄 보험료 인하 압박을 금융당국 수장이 못 박은 대표적 사례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0일 금융위 간부회의에서 “손보사들은 정부의 제도 개선에 따라 구조적으로 손익 개선이 이뤄졌다”며 “이런 경영여건 개선이 금융소비자를 위한 보험료 인하로 연결돼야 한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험료 인하율 역시 손보사들의 당초 예상치를 1%포인트 가까이 웃도는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한 대형 손보사는 올 1월 금감원이 지난해 1~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근거로 보험료 인하 여력을 문의하자 약 1.5~1.9%의 인하폭을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 인하율은 평균 2.2~2.6%로 자동차보험 적자에 허덕이는 손보사들이 감당키 어려운 수준까지 치솟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보험료 인상률 또는 인하율은 각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며 “금감원이 직접 나서 지침을 전달하거나 물리력을 동원해 상·하한선을 규정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피감독기관인 보험사들이 느끼는 체감 압박지수는 금감원 관계자의 설명과 사뭇 다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각종 이자율과 손해율에 따라 움직이는 보험료가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에 악용되고 있다”며 “인상 또는 인하 요인을 배제하고 적정선을 강요할 경우 보험사들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하고 이는 소비자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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