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 정책토론회를 바라본 기자는 고장난명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자본시장의 급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시선은 너무 느긋했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야당의원이 3명 참석했을 뿐, 여당의원은 한 명도 오지 않았다. 의원들의 불참에도 토론회가 열린 의원회관 대회의실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부터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과 함께 증권사 및 관련기관 직원들로 가득 찼다. 350석 규모인 대회의실에는 500여명이 몰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금융투자업계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당면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개정의 열쇠를 쥔 의원들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에 내려간 상태였다. 18대 국회 임기 내 자본시장법 개정안 처리를 기대했던 금융투자업계 사람들은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속은 더욱 썩어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무관심도 컸지만 금융투자업계의 준비도 허술했다. 총선을 앞두고 선거에 쏠리게 될 정치권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의 시급성만 생각했지 상대방도 없이 한 손으로 홀로 빨리 박수를 치려 했던 셈이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정치권과 함께 손바닥을 제대로 마주치려면 상대방의 일정과 입장도 고려해야 했을 것이다. 기대와 희망이 컸다면 정책토론회에 앞서 정치권과 먼저 손뼉을 마주치려는 작업을 우선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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