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 21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일부터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공급가를 t당 600위안(한화 약 10만6500원) 인상했다. 이는 지난 2월에 이은 두 번째 인상으로 중국 내 물류비 상승을 부추겨 각종 제품 가격 인상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한 대형 화물업체에서 적재량이 60t에 달하는 화물차를 운전하는 리씨는 “하루에 서너 차례 장거리 운전을 뛰어 한 달에 4000ℓ의 경유를 소비한다”며 “경유값이 오르면서 한 달에만 기름값으로 2200위안이 들어 이윤을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월급이 인상되지 않으면 전업을 해야할 판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기름값 인상은 중국 대중교통, 철로, 택시, 항공업계 등에도 잇따라 타격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항공업계의 경우 전체 비용에서 기름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25~30%에서 40~45%까지 올라간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 쇼핑몰도 유류값 상승으로 인한 택배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 한 인터넷 쇼핑몰 사장은 “(유류값 상승으로) 제품가격을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비 인상으로 식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채소장사를 한다는 장씨는 “남부 지역에서 북쪽 선양(審陽)까지 채소를 운반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적지 않다”며 “채소값도 분명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값비싼 석유 대신 바이오에탄올 등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바이오에탄올 원료로 이용되는 옥수수 수매가는 순식간에 t당 100위안에서 120위안까지 올랐다고 신문은 전했다.
석유제품 가격 인상이 서민에게 주는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잇따라 “농임업, 수산업 종사자, 그리고 대중교통업계에 보조금을 제공해 대중교통 가격을 억제할 것이라는 의지를 재차 밝히며 물가 안정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 주중 대표처 자좡젠(家庄健) 수석 경제학자는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수입형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다”며 올해에도 중국 내 물가 상승 압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석유제품 가격 인상이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통계수치를 발표해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하다며, 이번 휘발유·경유가격 평균 인상폭은 7.4%로 물가상승 기여도는 0.37%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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