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새누리당은 하루만에 쌀 직불금 불법 신청으로 논란을 빚은 이봉화 비례대표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민주통합당에선 ‘보이지 않는 손’ 개입을 질타하면서 박영선 최고위원이 사퇴했다. 본선을 치르기도 전 당내 분열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공천위원회는 21일 비상대책위가 재의를 요구한 이 후보에 대해 전체회의 재심사를 거쳐 공천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 후보는 당선 안정권인 비례대표 15번에 내정됐었다.
공천위는 그러나 비대위가 함께 재의를 요구한 비례대표 10번 이만우 후보에 대해선 공천위원 3분의 2 이상의 재의결로 공천을 그대로 확정했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이봉화 후보는 도덕성 문제가 있어 만장일치로 공천을 취소했고, 이만우 후보는 새 정강정책에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제기됐지만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 속에 공천을 그대로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당 비대위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은“MB노믹스를 만든 이만우 교수를 공천하고서도 당이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추진할 수 있겠느냐”며 “복지를 추진할 힘도 동력도 당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도 계파 공천 후폭풍이 불어닥쳤다. 박영선 최고위원은 이날 “민주당이 공천을 통해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누군가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해야 하는 것 같아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당의 공약인 경제민주화를 위해 유종일 KDI교수를, 검찰개혁을 위해 유재만 전 중앙지검 특수부장과 이재화 변호사 등의 공천을 추진했지만 이들 모두 배제된 데 대해 책임을 진 것이다.
그는 이들의 공천 배제에 대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밀려난 것”이라며 “공천의 기준이 공명정대하지 못했고 공천이 원칙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람에 의해 움직였다”고 비판했다.
한명숙 대표는 이날 “공천, 경선 과정이 국민의 기대에 못미쳤다”며 사과하면서 긴급진화에 나섰지만 비례대표 공심위 결정에 대한 최고위의 부당 개입 등의 논란이 일면서 당내 분열은 더욱 확산될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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