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공급자 당사자인 4대 정유사들은 정부의 일방적 처사라며 탐탁지 않다는 분위기다.
28일 정유사 등 업계에 따르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세계최초로 도입하는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석유사업자들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석유제품 전자상거래는 정유사와 수출입업자가 제품을 판매하고 구매는 주유소가 사가는 방식으로 일종의 주식 거래 시스템과 유사하다. 석유사업자들이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려면 한국거래소로부터 가입 승인을 받아야한다.
그러나 업계는 석유제품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전자상거래 참여여부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방향성을 잡은 만큼 수동적인 자세이긴 하나 참여해야 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전자상거래가 국내 석유제품 시장 질서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하나 실효성에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면서 “눈치를 보며 참여를 망설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석유제품 전자상거래에 참여 대상은 SK,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4개사다. 이들 정유사가 거래소에 가입해야 석유사업자들 간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
주유소들도 우려의 시각은 마찬가지다. 경기도 일산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문모(45)씨는 “리터당 100원~200원의 주유소 마진을 고려할 수 밖에 없어 전자상거래는 민감한 사항”이라며 “업자들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보다는 거래를 트고 있는 간판 정유사의 유류 저장고 대리점을 찾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정부는 석유제품 전자상거래를 통해 정유 공급가액의 0.3%에 해당하는 세액을 공제키로 하는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며 “개시 전까지 정유 4사가 참여의사를 밝힐 것으로 내다보고 국내 석유 시장 질서도 확립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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