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란 직함에도 의미가 없어질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 전문성도, 정보접근성도, 전파력도 다수의 네티즌에 뒤지고 있지 않나.”
새삼스러운 것도 없지만 미디어 환경이 변하고 있다. 신문 구독자가 줄어드는 건 이미 식상한 얘기다.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OO일보 사절’을 문 앞에 걸고 싸운다. 온라인 뉴스도 사실상 포털 네이버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지난주 초 ‘N샵’이란 공룡 오픈마켓이 들어섰고, 유슈의 주력 언론은 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 보도의 파급력은 이 곳 포털의 메인에 걸린 연예기사에도 못 미쳤다.
케이블을 포함하면 수십, 수백 개의 채널이 존재하고, 온라인 기반 미디어는 수천 개가 넘는다. 여전히 ‘유력’한 미디어 채널이 있지만, 말 그대로 ‘유력’할 뿐이다. 자신의 블로그를 기반으로 영향력을 높여 온 강용석ㆍ손수조 등 정치인, 트위터를 통해 주류 언론에도 영향을 미치는 진중권ㆍ주진우 등 시사평론가. 비단 유력 미디어를 거치지 않더라도 충분히 자신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현재 국내 최대 통신사와 유력 방송사, 몇몇 매체가 파업중이다. 하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실제 별로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기 버라이어티 ‘무한도전’을 보고 싶다는 인터넷 상 글이 간혹 눈길을 끌 뿐이다.
이쯤 되니 미디어는 물론 기업 홍보ㆍ마케팅 부서, 홍보대행사도 비상이다. 저마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기업 SNS를 만들어 관리한다. 블로거 초청 행사를 열고,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한다. 얼마 전 만난 한 홍보팀 임원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어 계획을 잡기도 쉽지 않다”며 “힘든 시기”라고 했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다. 미디어 스스로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듯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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