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 서울 및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25~65세 비은퇴자(1800명), 55~75세 은퇴자(200명) 등 총 2000명의 영역별 은퇴준비지수.(자료제공=삼성생명 은퇴연구소) |
자기 집을 보유한 김 씨는 월 소득 380만원 중 교육비를 포함한 생활비로 250원을 지출하고 있다. 월 저축은 30만원에 불과하고, 은퇴 후 준비는 전무한 상태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은퇴준비는 평균 수명 연장에 따른 고령화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와 서울대학교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가 25~65세 비은퇴자(1800명), 55~75세 은퇴자(200명) 등 총 2000명의 은퇴준비 정도를 점수화한 ‘레인보우(RAINBOW) 은퇴준비지수’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은퇴준비지수는 58.3점(100점 만점)에 불과했다.
‘레인보우 은퇴준비지수’ 산출 방식을 적용한 김 씨의 은퇴준비지수는 33.1점으로, 2차 베이비부머세대 평균 지수 59.6점에 비해 26.5점이나 낮다.
김 씨는 총 7개 은퇴준비 영역 중 주거(45.0점)와 가족 및 친구(43.4점)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40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특히 정기 저축액이 크지 않고 은퇴저축을 따로 하고 있지 않은 재무 영역은 가장 낮은 15.0점에 그쳤다.
1차 베이비부머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준비 역시 2차 베이비부머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메트라이프생명과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가 1차 베이비부머 표본인구 3783명을 대상으로 산출한 ‘메트라이프 통합은퇴준비지수(MetLife Integrated Retirement Readiness Index, MIRRI)’는 62.22점(100점 만점)이었다.
연구책임자인 한경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이번 지수는 60점을 낙제 기준으로 여기는 일반적인 관례상 낙제점을 겨우 면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은퇴기에 접어든 1차 베이비부머세대와 은퇴를 앞둔 2차 베이비부머세대 모두 은퇴준비가 미흡하다는 평가다.
은퇴전문가들은 자식이 늙은 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전통적 부양사상이 갈수록 약화되어 은퇴준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막연히 은퇴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은퇴준비 상황을 미리 점검해 보고 부족한 부분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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