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박정수 기자) 연초 급등하던 증시가 지난달 중순 이후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37포인트(0.02%) 하락한 2014.04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피의 방향성 없는 지루한 행보는 2분기 들어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시장 수급과 경기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당분간 조정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미국 경기가 얼마나 회복되느냐, 중국이 얼마나 돈을 푸느냐가 2분기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이벤트”라고 분석했다.
◆2분기 조정 장세 불가피
아주경제가 6개 증권사 센터장을 대상으로 2분기 증시 전망을 들어본 결과 2분기에도 한동안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경제에 유럽 재정위기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히지 않았고 미국 등 세계경기의 침체국면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과 미국 경기의 회복 속도에 따라 국내 증시가 다시 한번 반등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최석원 한화증권 센터장은 “현재 은행업종이나 삼성전자 등에 집중돼 주가가 오르고 있을 뿐 이외 종목들은 이미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조정은 2분기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정이 어느 정도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2분기 코스피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며 “중간에 조정 요인은 있겠지만 1분기 유동성 장세가 실적장세로 연결되며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송상훈 교보증권 센터장은 “1분기 시장 유동성이 지수를 끌어올렸다면 2분기에는 개별 종목들의 실적에 따라 지수가 움직일 것”이라며 “다만 몇몇 업종을 제외하고는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횡보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 민간소비 확대·中 경제성장이 핵심
센터장들은 2분기 증시 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대외 변수로 중국 경기의 향방과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를 꼽았다.
오성진 현대증권 센터장은 “중국 경기는 2분기에 들어서야 바닥을 칠 것”이라며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8.5%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 정책의 내용에 따라 2분기 국내 증시의 향방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미국의 민간소비 흐름 또한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요인이다. 미국의 소비지출은 전체 경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부문으로 경기 회복의 가장 큰 모멘텀이다.
최 센터장은 “현재 미국은 취업자 수가 늘고 있는데 이것이 가계소득 증가, 소비 완화로 이어지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도 돈을 풀고 있는 상황이라 시장의 유동성은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센터장도 “2분기 국내외 증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의지가 얼마나 표현되는지 봐야 한다”며 “미국 노동시장뿐만 아니라 주택시장의 회복 정도도 중요한 이벤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 엇갈린 전망
여기에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 문제, 즉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부채 조정 문제도 국내 증시에 계속 영향을 줄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국내 증시에 지난 1~2월 나타난 외국인 자금의 대거 유입 흐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냐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2분기 증시 흐름을 낙관하는 오 센터장은 “오는 6월 유럽의 자본확충과 유럽안정화기구(ESM) 출범이 확정되면 유럽 리스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라며 “현재 외국인 자금 흐름이 주춤하고 있지만 유럽 리스크가 점차 완화되고 있어 외국인 자금의 유입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센터장은 “선진국들의 경기 흐름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1~2월과 같은 외국인 자금의 대거 유입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오는 4월 중반이나 후반 정도 국내 증시는 또 한번의 뜨끔한 조정기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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