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찰 파문… 여·야·청 3각 신경전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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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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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이 오는 4·11 총선을 뒤흔들 변수로 떠오르면서 여·야·청와대의 3각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호재를 잡았다고 판단한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한 반면, 새누리당은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면서도 노무현 정권에서도 자행된 일이라고 반박하고 나선 상황이다.

청와대의 경우, 새누리당의 특별검사 도입 요구에 대해 수용의사를 밝히면서 KBS 새노조가 폭로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 사례 2600여건 중 80% 이상이 지난 노무현정부 시절 이뤄졌다며 '책임론'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1일 총리실 불법사찰 파문과 관련해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에게 힘이 돼줘야 할 정부가 오히려 국민을 감시·사찰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잘못된 정치를 이젠 확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경남(PK) 지역 총선 후보 지원에 나선 박 위원장은 부산 구포1동 구포시장 앞에서 열린 박민식 북·강서갑 후보 지원유세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특히 “지난 정권과 이 정권 할 것 없이 나에 대한 사찰도 이뤄졌다는 보도가 여러 번 있었다”면서 “사실이 아니길 바랐지만, 이번에 공개된 (사찰) 문건의 80%가 지난 정권에서 만들어졌다는 걸 보면 그런 불법사찰이 실제 있었던 게 밝혀진 셈”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도 '사찰 피해자'임을 강조해 현 정부와의 '선 긋기'를 시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한명숙 대표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특별회견을 열어 “정권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여당이 이제 와서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하는데, 총선 전까지 열흘만 버티자는 ‘시간 끌기’ ‘꼬리 자르기’용으로 특검이 이용되면 안 된다”며 “당장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새누리당 박 위원장에 대해서도 “2년 전에도 불법사찰 문제가 나왔지만 박 위원장은 이때까지 침묵·방조했다. 결국 박 위원장 자신도 더러운 정치와 한통속이었던 게 아니냐”며 “사과도 행동도 없이 단절 운운하는 건 자신만 살겠다는 비겁한 꼼수정치”라고 비난했다.

이에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부분의 문건 내용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법원에 제출된 것"이라며 “이미 2년 전 수사가 이뤄진 내용임에도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마치 새로운 것처럼 공개해 정치적으로 이용해 유감이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된 모든 사안에 대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를 통해 진상이 명확히 규명되기를 희망하며, 정치권에서 제기하면 특검도 받을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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