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불법사찰 책임이 현정부나 전정부냐가 쟁점이다.
새누리당에선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사찰 대상이었다며 공개된 문건 80%가 참여정부에서 작성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찰 책임을 노무현 정부에 떠넘기는 동시에 이명박 정부와 선긋기를 본격화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1일 “저에 대해서도 지난 정권과 이 정권 할 것 없이 모두 사찰했다는 언론보도가 여러 번 있었다”며 “국민을 보호하고 또 국민에게 힘이 돼야 할 정부가 오히려 국민을 감시하고 사찰했는데 이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기가 막힐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권심판론을 정면에 내건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면서 이번 문제를 대선까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해찬 상임고문은 “대통령이 이렇게 많은 사람의 사찰에 동조하고 묵인한 것은 마땅히 탄핵받아야 할 사안”이라며 “철저히 조사해서 대통령이 개입된 사실이 확인되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인 사찰 문제의 특검 도입도 논란거리다. 새누리당은 특검 도입을 제안한 반면 민주통합당은 시간끌기용이라며 즉각적인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상일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2년 전 드러났던 이 사건에 대해 검찰 수사가 대단히 미흡했고 그때의 잘못된 검찰 수사를 지금 검찰이 다시 수사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특검을 실시하자는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특검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2개월 이상이 걸린다. (새누리당의) 특검 제의는 시간을 끌기 위한 꼼수”라며 “지금 당장은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제 관심은 민간인 사찰 문제가 이번 총선 판세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형이슈에 민감한 수도권 지역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론조사 회사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지방보다 서울 등 수도권은 전국 이슈에 민감한 스윙보터(부동층 유권자)들의 영향력이 강하다”며 “초박빙 지역일수록 이들의 투표 성향이 중요시된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팅 회사 이윈컴 김능구 대표는 “자체 조사 결과 수도권 112곳 중 경합지역이 37곳으로 분류됐다”며 “이번 파문으로 민주당 등 야권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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