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분쟁의 여파는 회사의 경영 실적에도 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12억원이 넘는 누적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에는 100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었다. 지난해 1월 선물 주문 사고에 이어 노사문제로 경영상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든브릿지증권 노사는 최근까지 20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지난달 초 최종적으로 교섭결렬을 선언했고, 지난달 13일 사무금융노조 골든브릿지증권지부는 지난 8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노사는 지난 20010년 2월부터 단체협약 교섭을 시작했다. 1년 간 18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1월 선물 주문사고로 268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을 계기로 기존 임원들이 대거 교체됐고, 이후 지난해 선임된 새로운 경영진이 노조와 맺은 단체협약을 해지해 노사갈등이 본격화됐다. 이어 사측이 사규 위반이나 단체협약 개정을 위한 쟁의행위,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주는 쟁의행위를 할 경우 해고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단체협약에 넣자고 요구하면서 노조와의 대립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노조 측은 사측이 지난해 8월 “감사·재무·마케팅·인사총무 등은 사용자성이 강한 업무”라며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11명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에는 실적이 부진한 직원들을 특수 영업팀으로 발령 내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더욱 반발하고 있다. 김호열 노조 지부장은 “회사 측이 단계적으로 탄압수위를 높여 노조를 와해시키려하고 있다”며 “사측의 해고 남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단체협약 내용 중 일부가 경영권을 침해하고 있어, 지난 5개월 전 단체협약을 해지한 것”이라며 “또한 노조를 와해하고 있다는 노조의 주장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노사분쟁 여파로 실적도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지난해 1~3분기(4~12월) 동안 12억5400만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09억89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경영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난 2일 김영심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투기자본감시센터 제주도의원은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준 골든브릿지금융그룹 회장의 불법·부당경영과 배임행위, 악의적 노동 탄압을 규탄한다”며 감독당국의 조사와 공동경영약정 이행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 회장은 노사공동경영은 커녕 그 당사자인 노동조합을 파괴하고 있다”며 “이 회장은 지난 2005년 노동조합 및 시민단체와 합의한 공동경영약정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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