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ING그룹은 이달 중순 ING생명 아시아태평양법인 인수에 관심을 보인 회사에 투자제안서(IM)를 발송할 예정이다.
현재 ING생명에 러브콜을 보낸 곳은 KB금융지주와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사 빅(Big)3다. 홍콩 AIA그룹과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그룹 등 외국계 금융사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KB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인수 후보자들은 모두 한국법인 보다 아태법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태법인에는 규모가 가장 큰 한국법인을 비롯해 중국, 일본,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홍콩 등 총 7개 법인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이미 동양생명 인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대한생명과 푸르덴셜파이낸셜그룹이다.
동양생명의 대주주 보고펀드와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우리투자증권, 다이와증권은 이르면 이달 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두 회사가 동양생명 본입찰 결과를 지켜본 뒤 ING생명 인수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한생명이나 푸르덴셜파이낸셜그룹이 동양생명과 ING생명을 모두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 이들 회사 중 한 곳은 동양생명 인수협상대상자 선정이 좌절될 경우 곧바로 ING생명 쪽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판단이다.
ING생명 한국법인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총자산은 20조 8010억원으로 동양생명 13조 9260억원 보다 6조 8750억원 많다. 이미 현지에 정착한 해외법인의 가치까지 따진다면 놓치기 아까운 매물이다.
실제로 대한생명은 ING생명 아태법인 인수 타당성 검토 사실을 공시한 지 2달여가 지났음에도 추가 입장 표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동양생명 본입찰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입을 경우 인수작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ING생명 아태법인 인수는 여전히 내부 검토 중”이라며 “ING그룹이 구체적인 매각방식을 공개하지 않아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ING그룹의 매각방침은 어윤대 KB금융 회장의 입을 통해 국내에 전해진 사항이다. 어 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 직후 “ING그룹 M&A 책임자가 내한해 입찰자가 원하는 대로 입찰을 받겠다고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 입찰자의 의사에 따라 아태법인을 통째로 내다 팔거나 각 법인을 쪼개 팔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늦어도 이달 안에 ING생명과 동양생명의 새 주인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동양생명 본입찰 결과에 따라 ING생명 인수 경쟁구도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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