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인 노동당은 이 법안을 ‘감시꾼의 헌장’이라고 비난했다. 에드 밀리반드 노동당수는 “캐머런이 자신의 정부에서만큼은 장악력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립정부 내 소수파인 자유민주당, 나아가 보수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심하다.
이토록 반발이 거센 이유는 새 법안이 도입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심각한 사생활 침해가 예상되는 까닭이다. 정보기관은 대상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개인이나 집단의 행적을 낱낱이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내무부가 추진하는 법안을 보면 감청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는 영국 내 모든 인터넷 기업으로부터 전화·이메일 교류 기록과 웹사이트 방문 기록을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반발이 커지자 영국 내무부는 “이메일과 전화, 문자 메시지의 열람은 영장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면서 내무부는 “경찰과 정보당국이 심각한 범죄와 테러리즘을 조사하고 국민을 보호하려면 통신자료를 확보하는 것은 필수”라면서 법안의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캐머런 총리도 직접 나섰다. 총리는 “디지털 통신 내역 감시는 중대범죄나 테러리즘을 방지하는 데 필수 조건”이라면서 “국가 권력을 개인 자료에까지 뻗치려는 게 아니라 국가를 위해 현대식 기술을 활용하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한편 보수당은 지난 2009년 노동당이 추진한 비슷한 취지의 방안을 ‘사생활과 표현의 자유 침해’의 이유를 들어 무산시킨 바 있다. 당시 노동당은 민간인의 모든 전화통화와 이메일, 인터넷 접속기록을 정부 운영 테이터베이스에 축적하는 이른바 ‘빅 브러더 입법’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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