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금융노조는 지난 3일 산별중앙교섭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노사 교섭 안건으로 은행 영업시간을 들고 나왔다.
현재 은행 영업시간인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으로 30분 늦추자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09년 노조 요구대로 기존 시간에서 30분 앞당긴 지 불과 3년 만이다.
금융노조는 이에 대한 근거로 영업시간을 앞당겨 퇴근시간을 조기화한다는 취지에서 시행한 영업시간 조정이 사실상 출근시간만 빨라지고 퇴근시간은 그대로인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을 들고 있다.
특히 금융노조는 지난해 10월 28일부터 약 한 달간 금융노조 산하 34개 지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업무강도가 더욱 강화됐다고 답한 비율이 52.7%로 나타났다며 때문에 이번 요구는 금융노동자들의 업무강도 조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금융권 수장들의 반대의견은 단호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말 언론을 통해 “(영업시간 변경에 대해) 지금이 어느 땐데 은행이 고객의 편의를 외면하는 논의를 하느냐”며 반대 입장을 적극 표명했다. 최근 한 국책은행 최고 경영인도 영업시간 변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3년 전에 노조의 요구로 영업시간을 바꿨는데 또 자신들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고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이기적인 처사”라고 비난했다.
더욱이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금융노조의 주장에 대해 금융소비자인 고객을 무시한 '금융 근로자'들의 이기적인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3년 전 은행 영업시간 변경과 관련해 “당시 얼리버드(early bird)가 유행했었고, 직원과 고객들의 설문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당시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 무리하게 조정됐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는 또 은행 영업시간 조정을 위해 현재 국민 의견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안건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영업시간 변경사유가 노조원들의 업무시간 단축 및 퇴근시간 확보에 집중돼 있어 고객들의 편의가 얼마나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이 은행 영업시간에 맞춰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익숙해져 있는데, 정확한 데이터도 없이 ‘조변석개’식 주장을 하는 것은 총선과 대선을 앞둔 ‘퍼포먼스’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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