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 현장을 가다-서울 노원병> 질긴 악연…최후에 웃는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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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0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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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4·11 총선을 일주일 앞둔 4일, 서울 노원병에서는 새누리당 허준영(60) 후보와 통합진보당 노회찬(56) 후보의 질긴 악연이 계속되고 있다.

허 후보가 2005년 경찰청장이던 당시, 여의도 시위 농민 2명의 사망사건으로 코너에 몰리자 “물러나라”며 직격탄을 날렸던게 노 후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옷을 벗은 허 후보가 현 정부 들어 코레일 사장에 임명됐을 때도 ‘MB 낙하산’ 인사라고 앞장서서 비난했던 것도 노 후보였다.



거센 바람과 함께 내린 봄비가 지나간 이른 새벽부터 허 후보는 영화배우 이대근씨와 상계주공 15단지 공무원 아파트에서, 노 후보는 같은 당 권영길 의원과 함께 상계역 3번 출구로 이어지는 육교에서 거리 유세를 시작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노 후보가 허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서 나가고 있다.

노원구는 역대 선거에서 야당세가 강한 곳이었지만 지난 17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홍정욱 의원이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3%포인트 차로 역전승했다.

당시 통합민주당 김성환 후보가 16.26%의 표를 가져가며 야권이 분열된 것이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번엔 야권연대로 인해 이러한 변수들은 제거된 상태다.

대체로 보수성향이 강한 젊은 층들 사이에서 노 후보는 많은 인기를 얻고 있었다. 출근길에 발걸음을 재촉하던 한 학생은 노 후보의 출근 인사에 걸음을 멈추고 “팬이예요”라고 말하며 응원하기도 했다.



이동 중인 차 안에서 등을 꼿꼿하게 펴고 앉은 노 후보는 기자에게 선거 막판에 새누리당 지지층이 결집될 것을 우려하며 “큰 지지율 차이가 나지만 지난 선거의 패배를 교훈삼아 방심하지 않고 선거가 끝날때까지 전력투구 하겠다”고 다짐했다.

허 후보는 뒤지는 지지율을 감안한 듯 얼굴 알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그의 이날 일정표에는 새벽 6시30분부터 점심시간도 없이 저녁 늦게까지 일정이 꽉 차 있었다.

그는 “공직자가 되면서 정치인들을 많이 만났는데 내가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국회에 입성해 봉사하는게 의무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와 GH코리아의 지난 2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응답자의 61.5%가 불법사찰 문제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응답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이 지역은 신문구독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30대 인구가 많다”면서 “현 정권의 사찰 문제에 대해 시민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허 후보는 “이곳은 생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지역 시민들의 반응은 정책론과 정권 심판론으로 갈렸다.

상계역 인근에서 학교에 가기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윤성현(25.남)씨는 이곳은 야당세가 강한 곳이 아니냐는 질문에 “정당에 편향적이지 않고 공약을 보고 뽑겠다”고 말했다.

마들역 주변 까페에서 일하는 종업원도 “야당세가 강한 지역이라 당을 따라가기 보다는 정책을 보고 선택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20년간 노원에 살았다던 박씨(30.여)는 “야당을 지지한다“면서 ”한나라당, 이명박은 괜한 거부감이 든다”고 밝혔다.

상계역 근처를 지나가던 4명의 젊은이들은 “야권은 무조건 2번 노회찬이야”라고 말하며 야권연대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선거전이 막판으로 가면서 비방전도 가열되고 있었다.

허 후보 캠프 관계자는 노 후보가 삼성 X파일 내용을 폭로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의 선고를 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노 후보가 만약 당선돼도 당선된지 얼마되지 않아 자격을 상실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비슷한 경우가 될 판”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노 후보 캠프는 “비방전으로 가면 우리도 더 할 말이 많지만 깨끗한 정치 문화를 위해 일일이 대응할 생각이 없다”면서 허 후보가 제시한 의정부~수서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을 공동사용하고 노원역을 확장해 KTX 정차역으로 삼겠다는 공약의 빈약함을 지적했다.

노 캠프 관계자는 이 공약에 대해 “지난 2일 지역방송 토론회 녹화방송 전날, 선관위에 제출되지도 않은 공약이 갑자기 생겼다”면서 이런 큰 사업을 갑자기 공약으로 내거는 것은 준비가 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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