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기대는 그동안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였던 기관이다. 자금을 빼왔던 만큼 투자여력이 높은 기관들이 주식에 대한 비중을 확대한다면 하단을 탄탄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있어 스페인 재정위기 불안은 QE3 가능성 약화보다 더 심각한 문제다. QE3가 미국 경기 부양책인 만큼 최근 논의하지 않았다는 것은 되레 미국 경기가 좋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중순 스페인의 올해 예산안 발표를 전후로 점차 불씨가 되살아난 스페인의 재정위기 우려는 전날 중장기 국채 발행이 저조한 실적을 보이면서 점차 확산되는 형국이다. 스페인발(發) 유로존 재정위기의 재 점화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스페인의 국채발행 입찰은 수요 급감으로 인해 당초 목표액인 35억 유로에 크게 못 미치는 25억 9000만 유로 발행에 만족해야했다. 5년 만기 국채의 낙찰 금리도 평균 4.319%를 기록해 한 달 전의 3.376%보다 무려 1%포인트 가깝게 급등했다.
실업률도 부담이다. 스페인의 3월 신규 실업자 수는 3만8769명으로 전체 실업자 수는 475만명이 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0.8%,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9.6% 증가한 것이다. 스페인의 실업률은 유로존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스페인은 유로존 체제에서 대마불사의 영역으로 파괴력 측면에서 그리스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문제는 유로존 정책당국이 아직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않지 않거나 프랑스 대선으로 인해 여건상 대책을 수립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 재정위기가 진정되기 위해서는 스페인 정부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강력한 긴축 및 경제개혁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시장이 이를 쉽게 인정할 것인지가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코스피가 60일 이동평균선(1989)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까지 제기됐다.
정인지 동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하락해 조정 국면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 높다”라며 “일반적으로 이러한 강세 조정은 60일 이평선에 닿은 후에야 마감된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2월 이후 주식시장에서 4조원 가까이 팔았던 기관자금이 비중을 확대한다면 하락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 2월 이후 이날까지 3조8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순 매도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위기감 부각에 가장 먼저 매도한 기관들이 다시 비중확대로 방향성을 바꾼다면서 생각만큼은 안 빠질 수도 있다”며 “2월 이후로 지속적으로 팔아치운 기관은 현재 매수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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