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전주로부터 시작된 SSM(기업형슈퍼마켓) 의무휴업일 시행이 한 달이 지났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의 얼굴엔 여전히 시름이 깊다. 영업일수 규제가 전통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재래시장 상인들은 말한다. 소비자들도 장보기가 불편해 졌다며 생색내기 규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오전 성남시 중앙시장, 상인들에게서 활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비록 화요일이었다고는 하지만 상인들은 손님이 없어 삼삼오오 모여 신세 한탄만 했다. 장사를 해야 할 주말이도 이와 비슷한 사정이라고 이곳 상인들은 전했다.
생선 가게를 운영하는 임모(여)씨는 “수퍼마켓들이 일요일에 휴업을 하는지도 몰랐다”면서 “워낙 장사가 안 되다보니까 주말에 손님이 느는지 주는지도 모르겠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이는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의무휴업일 가장 먼저 시행된 전주 지역 경우, SSM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10% 줄었다. 하지만 작년보다 영업일수가 3일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매출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전주에서 영업 중인 롯데슈퍼 직영점 4곳의 의무휴업일 시행 이후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매출을 100으로 놓았을 때 89.2을 기록, 10.8포인트 줄었다. GS수퍼마켓도 같은 기간 7.3% 감소했다.
전체 매출은 줄었지만 의무휴업일 전후인 토요일·월요일 매출은 되레 급증했다.
전주 지역 GS수퍼마켓의 지난 3월 2째주 토요일 매출은 전주 대비 15.2% 급증했다. 휴업일 다음날인 월요일(3월12일) 매출도 전주보다 12.1% 늘었다. 다음 의무휴업이 적용된 3월 4째주 역시 2째주 비슷한 수준으로 토요일·월요일 매출이 커졌다.
이와 관련 GS수퍼마켓 관계자는 “전주 지역만 놓고 봤을 때 의무휴업일 시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학습 효과는 없었다”며 “오히려 토요일과 월요일에 장을 보는 계획적인 소비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같이 SSM 의무휴업일이 전통시장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데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이런 이유로 SSM 의무휴업일 시행이 재래시장 상인·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안 되는 생색내기 규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성남 중앙시장과 900여m 떨어진 한 대형마트는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홍순희(54·경기 성남시)씨는 “대형마트가 일요일에 쉬면 토요일이나 월요일에 장을 보면 된다“며 ”오히려 휴업이 시행으로 토요일 마트에 사람이 너무 많아 불편하다”고 불만 토로했다.
한편으로는 SSM에서 일하는 파트타이머들의 급여가 줄어드는 등 또 다른 부작용도 발생했다.
때문에 전통시장 상인들은 이런 식의 규제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육점 주인 박모(34)씨는 “재래시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주차장”이라며 “주말이면 대로에서 불법 주차 단속을 하는 탓에 사람들이 방문을 꺼려한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 주변 대로변 옆에 마련된 주차 공간은 승용차 10대 가량 밖에 수용하지 못햇다. 게다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공영주차장도 이곳에서 약 300m 가량 떨어져 있었다.
이와 관련, 한 재래시장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재래시장 살리기를 위한 규제를 시행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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