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폴리플러스 최대주주는 지난달 22일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 범위제한 의견거절 공시 직전에 531만2053주(13.89%) 전량매각했다. 정기주주총회를 위한 주주명부폐쇄 기준일인 지난해 말까지는 최대주주였던 이준오 사장은 지난 6일 공시에는 빠져 있어 지난 1~3월 사이에 지분을 내다 판 것으로 추정됐다. 사실상 회사의 재무제표를 상세히 알 수 있는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었던 만큼 내부정보를 확인하고 지분을 매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앞서 지난달 9일 횡령ㆍ배임 혐의발생 공시로 거래 정지가 됐던 클루넷 최대주주인 HTIC-M&A투자조합은 거래정지 직전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 26만4705주(발행주식 대비 5.25%) 전량을 내다 팔았다. 클루넷이 횡령ㆍ배임 혐의 발생을 오후 6시가 지나고 난 뒤 공시한 만큼 공시 직전 관련 정보를 대주주에게 흘린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 보호보다는 대주주 보호에 앞장섰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코아에스앤아이 최대주주였던 이존병주 이사는 지난해 12월15일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기 직전 지분을 팔고 빠져나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30만1505주(4.3%)를 보유했던 이 이사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선정으로 인해 거래정지되기 전 지분을 매도했다. 이에 대한 내용을 회사 측은 무려 3개월 뒤에나 알게 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8월 코스닥시장에서 상장 폐지된 ‘이룸지엔지’는 대표이사이자 대주주인 김문섭외 특수 관계인 7인이 회사가 상장 폐지되기 직전 보유 지분을 대폭 줄였다. 상장 폐지되기 두 달 전인 6월, 12.45%나 됐던 대주주 지분 중 3.68%를 팔았고, 막판에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3분의 1가량인 166만6882주를 급히 처분했다.
사실상 대주주들의 이 같은 '손털기’ 행태는 내부 경영진들이 상폐 가능성을 미리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매도 타이밍이 너무 절묘해 내부 경영진들이 상장폐지에 해당하는 정보를 미리 알고 공시 직전에 서둘러 처분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사정을 모르는 개인들만 낮은 가격에 시장에 나온 매물을 사들였다가 이어진 ‘상장폐지’ 혹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공시로 큰 손해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5%이상 주주가 1% 이상 주식을 거래할 때는 공시토록 하는 등의 대주주 감시 장치가 있지만 전부 막을 수는 없다”며 “투자 전 해당기업에 대한 수개월전 공시를 미리 참고해 대주주 지분율이 너무 낮지 않은지, 최근 주가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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