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지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이명박 대통령을 2002년 서울시장 선거부터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를 제치고 승리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내달 10일을 전후 해 대선출마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진 이 의원에게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 의원은 지난 25일부터 전국을 민생투어를 이어가며 각 지역의 의견과 원로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모으고 있다.
‘킹 메이커’이자 ‘왕의 남자’로 불리며 이명박 정부에서 최고 실세로 통했던 이 의원이 김문수 경기지사와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의 대선 출마 선언으로 시작된 여권의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지금의 이 대통령을 만든 무시 못 할 정치력
새누리당이 ‘박근혜 체제’로 개편되면서 이 의원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진 것은 사실이나 이 의원의 정치력은 자신의 지역구를 통해 스스로 입증 해 왔다.
지난 4·11 총선에서 이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서 ‘노무현의 입’으로 불린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을 꺾고 당선했다.
현 정권 심판론과 함께 이번 선거에서 사실상 전멸하다 시피한 ‘친이(친이명박)계’ 중에서, 또 야권에 유일하게 승리를 넘겨준 서울 지역에서 거둔 값진 승리였다.
이 의원은 자전거를 타고 홀로 지역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지역구 관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당시 후보에게 패하며 물러났다가 재보선을 통해 다시 지역구에 복귀한 배경도 이 의원의 이같은 지역구 관리가 없었으면 불가능 했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의 지역구 관리는 여야의 텃밭인 영·호남을 포함해도 전국 최고”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다.
이 같은 이 의원의 ‘기본기’는 그의 든든한 정치적 자산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의 이 같은 지역관리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재오도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 고교 교사 출신의 민주투사.. 부족함 없는 대권 후보
1945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난 이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독재 체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했던 ‘민주투사’의 길을 걸었다.
중앙대 1학년 재학시절인 1964년 한일국교정상화에 대한 반대시위에 가담해 학교에서 제적당한 그는 1970년 현 국민대인 중앙농님학교를 졸업해 고려대 교육대학원 석사과정을 거치며 민주화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해 백기완, 함석헌, 문익환, 등과 교류했던 그는 영등포 장훈고에서 국어 교사 생활을 하던 1973년 10월 서울대 유신반대 시위 배후 조종 및 내란음모죄로 체포돼 ‘고문기술자’로 알려진 이근안 당시 경관에게 고문을 당했다.
이어 이 의원은 15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하기 전 까지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다섯 번의 투옥을 거쳤다.
또 현재 41년 째 은평구에 살고 있는 이 의원은 23평짜리 단독주택을 포함해 총 7억대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현 정권의 ‘실세’라는 위치에 비해 청렴한 이미지로 대선 후보로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 두 번째 ‘킹 메이커’로서의 대선 역할론도
이 의원이 자신의 전문 분야인 ‘킹 메이커’로 방향을 정할 경우, 대선에 미칠 파장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이번 총선을 통해 대권주자로서 여권 내 입지를 확고히 다진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수도권에서 만큼은 취약점을 보인 것이 이 의원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최근 비박(非朴·비박근혜)계 3인으로 언급되는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가 이 의원과 함께 힘을 합칠 경우 박 위원장으로서는 위협적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과 함께 서울에서 지역 지지율 대비 가장 높은 지지율로 당선된 정 전 대표와 경기자사로서는 첫 재선에 성공한 김 지사의 수도권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또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여타 다른 잠룡들에게도 이 의원이 ‘킹 메이커’ 역할을 하게 된다면 이른바 보수진영의 ‘박근혜 대안’으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