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톰 행크스가 내레이터로 나오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등장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도를 도우려는 노력으로 비춰지자, 공화당이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빈 라덴을 사살 작전을 대통령 재선 홍보 전략으로 삼아도 되는 것이냐”고 맞받아치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만약 롬니가 대통령이었으면 빈 라덴 사살 작전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비디오에서 전달했다.
클린턴은 “오바마가 이번 작전을 위해 깊게 고심했을 것”이라며 “만일 그곳에 빈 라덴이 없었고 작전이 실패했다면 요원들이 잡혀 죽음을 각오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 사람을 잡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쓰는 대통령”이라고 비아냥거렸던 롬니의 4년전 홍보 비디오를 인용하며 “롬니였다면 빈 라덴을 사살했을까”라는 물음을 던졌다.
조 바이든 부통령도 비디오에서 “(오바마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오사마 빈 라덴은 죽었고, 제너럴 모터스는 살아났다”고 말해 현 행정부의 치적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대해 롬니 대선 캠프는 “높은 실업률과 국가 부채 등 오바마 행정부의 실책으로부터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국가적인 대 테러 성과를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요지의 비판을 내놓았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풋볼 게임에서) 터치 다운 후에는 공을 차지 않는다”며 “이미 죽은 빈 라덴을 활용해 정치적 잇점을 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 해군 특수부대는 지난해 5월1일 파키스탄에 은신해 있던 빈 라덴의 거처를 습격해 그를 사살했고, 정부는 당시 확보한 자료 일부를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같은 현 행정부의 분위기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도 29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사살 작전을 지휘한 백악관 상황실을 언론에 공개하고 NBC 방송과 당시 상황에 대해 인터뷰를 하는 등 빈 라덴 제거를 정치적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도적인 정치 홍보’라는 감정적 비판이 일고 있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도 차분한 공적 인정 논평도 있었다. 지난 2004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재선 전략가였던 스티브 슈미츠는 “빈 라덴 사살은 용감한 정치적 결정”이라며 “이를 활용하는 것은 현 대통령이 갖는 유리한 점의 일부분”이라고 WP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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