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영의 도란도란> 부동산 바닥론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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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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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부동산시장에 집값 바닥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부동산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은 투기지역 해제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선매수가 이뤄지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바닥론은 어느 시점에 거론되는 것일까. 여기에는 법칙처럼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규제완화가 본격화되는 시기에 나온다는 점이다. 규제완화로 거래를 살릴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12·7 대책 발표 직후를 비롯해 2010년 8·29 대책, 2009년 2·12, 3·16 세제조치 전후로 바닥 논쟁이 불거졌다.

그 다음은 금리가 하향안정화되는 시기라는 점이다. 집값이 바닥을 치고 상승하려면 구매력이 있는 유효 수요자가 가세해야 하는데 금리는 여기에 큰 작용을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저금리기조가 대선이 끝나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바닥론에 대한 여론이 빠르게 형성된다는 사실이다. 언론 등 여론에서 집값 바닥론을 거론하면 주택시장에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지난 몇 년간 바닥론은 여러 차례 거론됐지만 한 번도 적중한 적은 없었다. 집값 상승은커녕 오히려 바닥론이 거론되기 전보다 가격이 더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곤 했다.

여기에도 공통점이 있다. 정부가 주택 거래를 살리고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대책을 발표하지만 한시적으로 끝낸다는 점이다. 지난해 12·7 대책 때도 서울시가 바로 뉴타운 출구전략, 강남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장은 더 냉각됐다. 2010년에도 8·29 대책으로 DTI(총부채상환비율)를 한시적으로 배제했지만 그 다음해 3·29 대책으로 규제를 더 강화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거래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강남권 매물이 들어가는 현상이 발생하자 신중한 태도로 돌변했다.

어찌보면 더 이상 바닥론 논의 자체가 무의미한지도 모르겠다. 최근 부동산시장은 예전처럼 일정한 형태로 순환하지 않고 있고, 지역별로 국지적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강하다. 지금은 정부의 정책에 기대기보다 수요자의 올바른 판단이 더 중요한 때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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