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바닥론은 어느 시점에 거론되는 것일까. 여기에는 법칙처럼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규제완화가 본격화되는 시기에 나온다는 점이다. 규제완화로 거래를 살릴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12·7 대책 발표 직후를 비롯해 2010년 8·29 대책, 2009년 2·12, 3·16 세제조치 전후로 바닥 논쟁이 불거졌다.
그 다음은 금리가 하향안정화되는 시기라는 점이다. 집값이 바닥을 치고 상승하려면 구매력이 있는 유효 수요자가 가세해야 하는데 금리는 여기에 큰 작용을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저금리기조가 대선이 끝나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바닥론에 대한 여론이 빠르게 형성된다는 사실이다. 언론 등 여론에서 집값 바닥론을 거론하면 주택시장에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지난 몇 년간 바닥론은 여러 차례 거론됐지만 한 번도 적중한 적은 없었다. 집값 상승은커녕 오히려 바닥론이 거론되기 전보다 가격이 더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곤 했다.
여기에도 공통점이 있다. 정부가 주택 거래를 살리고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대책을 발표하지만 한시적으로 끝낸다는 점이다. 지난해 12·7 대책 때도 서울시가 바로 뉴타운 출구전략, 강남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장은 더 냉각됐다. 2010년에도 8·29 대책으로 DTI(총부채상환비율)를 한시적으로 배제했지만 그 다음해 3·29 대책으로 규제를 더 강화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거래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강남권 매물이 들어가는 현상이 발생하자 신중한 태도로 돌변했다.
어찌보면 더 이상 바닥론 논의 자체가 무의미한지도 모르겠다. 최근 부동산시장은 예전처럼 일정한 형태로 순환하지 않고 있고, 지역별로 국지적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강하다. 지금은 정부의 정책에 기대기보다 수요자의 올바른 판단이 더 중요한 때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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