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DMB 시청 금지법에 처벌조항 신설해야"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지난 1일 경북 의성에서 운전 중 디지털미디어방송(DMB)을 시청하다 훈련중인 사이클선수들을 덮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4월 29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운전 중 DMB 시청을 금지하고 있으나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2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DMB를 시청하면서 운전할 때의 전방주시율은 50.3%로 혈중 알코올농도 0.1% 상태의 전방주시율 72.0% 보다 낮다.

혈중 알코올농도 0.1%는 면허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만취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전방 주시 태만은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의 사망 원인 중 54.4%를 차지했다.

또 다른 사망 원인인 중앙선 침범(563건)과 신호 위반(409건), 과속(138건), 보행자 보호 불이행(184건)을 모두 합친 것 보다 높은 비중이다.

운전 중 DMB 시청은 서비스 개시에 따라 수신 단말기가 보급된 2005년 이후 급속히 늘었다.

지난 2009년 6월 기준 위성 DMB 가입자 201만명 중 10만명이 차량에 DMB 수신기를 장착했다.

판매된 지상파 DMB 수신기 4203만대 가운데 차량 장착용은 88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도로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지금까지 습관적으로 운전 중에 DMB를 시청했던 일부 운전자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정안에는 ‘운전자는 자동차 등의 운전 중에 DMB를 시청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조항이 들어있다.

그러나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의 검토를 거치면서 처벌 조항이 삭제됐다.

손보협회는 이 같은 개정안의 문제점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 등 다수 선진국은 차량 주행 중 DMB를 시청한 운전자에게 범칙금을 부과해 안전운전을 육도하고 있다.

손보협회는 국회가 이 같은 사례를 참고해 지난해 법 개정 당시 반영되지 않은 벌칙 조항을 서둘러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보협회는 이달부터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DMB 시청의 위험성을 널리 알고 법 개정에 대한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한 거리캠페인을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