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년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19일(현지시간) 1.70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1.67%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WSJ는 JP모건체이스·도이체방크 등 시장전문가들을 인용해 유럽을 비롯해 세계 경기둔화로 미국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1.5%대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튜틀자산운용의 매슈 튜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국채가격이 상승하는 것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경제 펀더멘탈이 아닌 공포 심리로 미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지난주에 주식과 고수익채권을 팔고 미 국채를 사들였다"고 말했다.
일 년 전만해도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대 중반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에는 미국의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은 고수익률을 낼 수 있는 위험 자산에 몰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망보다 글로벌 경기둔화가 더해지자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견고한 수익을 내는 미 국채로 몰린 것이다. 존 바우만 파인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기관 및 고객서비스 담당자는 "미국 국채는 안전성과 변함없는 수익을 준다"며 "여전히 미국 국채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 연준(FRB)는 추가 경기부양책으로 지난해부터 단기채를 팔아 장기채를 사들이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실시, 미 국채시장에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장기간 기준금리를 낮추며 가급적 시장에 돈을 풀지 않으면서 경기를 부양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 바클레이즈캐피털에 따르면 가격 및 이자 인상을 포함해 장기채의 투자수익률은 29.9%에 달했다. WSJ는 FRB가 여전히 장기채의 주요 매입자로 내달까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을 통해 장기채를 사들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WSJ는 미 국채 수요가 급증하면 장기적으로는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되고 미국 경제가 강화된다면 기준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기준 금리가 오르면 미 국채 수익률도 함께 오른다는 것이다. 국채 수익률이 낮으면 가격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즉 기준 금리의 인상은 국채 가격을 감소시키며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겨준다.
바클레이즈캐피털에 따르면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12월말 1.88%에서 지난 3월말 2.21%로 올랐을 때 국채 가격은 6%가량 하락했다.
또한 인플레이션도 리스크를 안겨주는 요인이다. 국채 수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원금을 잃을 수 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율로 2.3% 올랐으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1.7%대로 등락했다. 이런식으로 인플레이션이 진행된다면 국채의 고정 수익은 서서히 깎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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