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마저 경기가 가라앉는다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대(對) 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4.2%로 전체의 4분의 1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 ‘차이나 리스크’ 가시화...경기지표 줄줄이 하락
중국의 경기지표는 지난달 모조리 하향곡선을 그렸다. 4월 산업생산증가율은 작년 같은기간 대비 9.3%로 3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4.9%의 수출증가율은 전월 (8.9%)의 반토막 수준이다.
고정자산투자(1~4월 누계) 증가율은 20.2%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포인트 줄어들었다. 작년 12월 18.1%였던 소비증가율 역시 지난달 14.1%로 떨어졌다.
유럽지역의 대(對) 중국 투자가 30%나 줄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불황이 예상보다 훨씬 깊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
중국의 급격한 경기후퇴는 유럽 위기 등 대외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다간 중국 정부의 올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인 7.5% 달성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중국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경고음은 지난해부터 끊이지 않았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올해 세계경제의 가장 큰 잠재적 위험으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꼽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 유로존 위기에 중국까지 ‘엎친 데 덮친 격’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유럽 재정위기에 이어 한국 경제에 대형 악재가 될 개연성이 크다.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의 24.1%를 차지한 제1의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침체는 한국의 수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품목 중 70% 이상은 중국의 수출용 완제품에 필요한 중간재(반제품, 부품)인 상황에서 중국의 수출이 줄어들 경우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수출기업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기업들의 중국 현지 법인도 철수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의 3대 대중국 수출품목인 IT제품, 차량 및 기계류 등은 타격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국제금융센터는 중국 실질 GDP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국내 GDP 성장률은 각각 0.22~0.38%포인트, 0.3~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KIEP는 이 경우 국내 수출 증가율은 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간 한국 경제는 중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역으로 중국에 대한 높은 경제의존도 때문에 안정적인 성장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22일 내놓은 경제전망 분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하면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위험요인중 하나로 거론한 바 있다.
정부는 신흥국으로 수출시장을 넓히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내수진작에 나서고 있는 중국의 내수시장 진출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식경제부 윤상흠 무역정책과장은 “대중국 수출에 대한 방향성을 만들어 놓은 것은 없지만 향후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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