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3 16번홀은 우즈의 ‘세리머니 홀’?

  • 2005년 마스터스 이어 기적같은 쇼트샷으로 쐐기 박아

우즈의 16번홀 플롭 샷 이미지.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타이거 우즈의 기막힌 쇼트게임 가운데 팬들의 기억에 남는 것은 두 장면이다.

2005년 마스터스, 그리고 이번 메모리얼 토너먼트 때다. 두 번 다 최종일 파3인 16번홀에서 나왔다.

우즈는 7년전 마스터스 최종일 오거스타내셔널GC 16번홀에서 기막힌 칩샷으로 버디를 잡았다. 당시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 환호하는 장면은 생생하다. 그 때는 내리막 칩샷이었다. 볼은 브레이크를 타고 거의 직각으로 꺾여 홀로 굴러들어갔다. 우즈는 기적같은 버디를 잡고도 17, 18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연장에 끌려갔으나 첫 홀에서 크리스 디마르코를 제압하고 마스터스 4승째를 올렸다.

이번에 우즈가 선보인 샷은 ‘플롭 샷’이다. 칩샷으로는 볼을 멈추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볼을 높이 띄우는 플롭 샷을 택한 것. 플롭 샷은 풀스윙에 가까운 과감한 스윙이 필요하다. 볼이 깊은 러프에 있었기 때문에 클럽헤드가 볼밑을 파고들지 않으면 ‘홈런성 타구’가 나와 그린 반대편으로 가기 일쑤다. 이번에도 볼 반대편에는 워터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었다.

우즈는 그러나 결정적 순간 고난도 샷을 구사했고, 우승으로 귀결됐다. 우승다툼을 벌이는 긴박한 상황에서 그같은 ‘하이 리스크 샷’을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우즈나 필 미켈슨 등 투어에서도 몇 안된다. 잭 니클로스조차 “내가 본 샷 중 가장 대담한 샷”이라고 말할 정도다.

우즈가 극적 버디로 승기를 잡은 16번홀은 끝에서 세 번째 홀이다. 경쟁선수들이 만회할 수 있는 홀은 두 홀 뿐이므로 결정적이다.

2012년 US오픈이 열리는 올림픽클럽의 16번홀은 그러나 파5홀이다. 마지막 파3는 15번홀이다. 길이는 154야드에 불과해 피칭웨지나 9번 아이언 거리이나 그린 주변에 4개의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물론 US오픈의 전통답게 벙커 주변은 온통 깊은 러프다. 우즈가 2주 후 또한번의 ‘매직 샷’으로 4년만에 메이저대회 승수를 늘릴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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