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구조조정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살아남은 저축은행들의 2012년 3월 말 기준 실적이 대부분 부진하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 미만을 밑도는 곳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의 ‘4차 구조조정’을 유력하게 보고 있지만 예보는 “예보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부실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이뤄지는 조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 예보 “BIS 비율 7% 미만, 3년 연속 적자 은행에 대해 조사 실시”
현재 예보는 조사 대상 부실 저축은행을 선별하기 위해 공시자료를 점검 중에 있다.
금융감독원은 정기적으로 저축은행들의 법령 위반, 구체적인 불법 사항 등을 파악하고 제재하는 한편, 예보는 이번 단독 조사를 통해 저축은행들의 부실 정도를 중점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예보는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금감원과의 중복 조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형계열 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저축은행에 대해 단독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예보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BIS 비율이 현저히 낮은 곳에 대해서는 증자를 유도하는 등 예보차원에서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예보 관계자는 “예보법 시행령에 근거해 BIS 비율 7% 미만이면서 3년 연속 적자를 본 저축은행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조사 대상 저축은행을 선별 중이며 세부적인 조사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4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에 대해 이 관계자는 “예보가 조사를 한다고 해서 꼭 저축은행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데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일단 부실 정도를 중점적으로 검사하는 것이니 부실 정도에 따라 예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측면을 찾아볼 것”이라고 전했다.
◆ 업계 “기준 상향으로 예금자 혼란만 가중”
예보가 이번 조사 대상 저축은행을 3년 연속 적자를 낸 곳과 BIS 비율 기준 7% 미만으로 잡은 것에 대해서도 업계의 불만이 크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을 경우 당연히 은행의 부실을 의심할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적기시정조치 BIS 비율의 기준을 5%로 잡는 데 비해 예보가 시행령을 근거로 조사 기준을 7%대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93개 저축은행 중 2012년 3월 말 현재 절반가량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 중 BIS 비율이 5%를 밑도는 저축은행은 10곳이 넘는다.
다만 이 가운데 유상증자,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정상화에 나선 저축은행들도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업계에서는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BIS 비율 5~5.5%대를 유지하며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이 많다”며 “저축은행에 대한 우려가 큰 시기에 BIS 비율 기준을 7%로 확정 짓고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예금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예보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부실이 잦아지면서 적기시정조치 기준에 2%를 더한 7%를 기준으로 잡게 됐다”며 “이번 조사는 위법 사항의 적발보다는 잠재 부실위험을 발굴해 저축은행으로 하여금 사전 대비토록 유도하고 경영의 내실화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실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예보는 신임 사장 취임과 국회 일정 등을 감안해 단독조사 시기를 논의 중이다. 다만 업계는 3월 말 경영공시가 지난 5월 발표됐기 때문에 6월 중 단독조사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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