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치권은 종북이냐 아니냐를 두고 또 다시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종북이니, 간첩 출신까지도 국회의원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마당"이라며 원색적 비난에 나섰고,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박정희-전두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며 응수했다.
현재진행형인 정치권의 이념논쟁에 일단 새누리당이 많은 득점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종북논쟁은 통합진보당 경선 부정 의혹과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의 막말 파문 등 야권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이런 가운데 색깔론으로 큰 재미를 본 여권은 이념논쟁과 관련해 조금씩 수위조절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선 정국에 있을 야권 후보의 이념검증에서 이념프레임을 다시 활용하기 위해선 적정선에서 화두를 전환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종북프레임은 통상 휘발성이 강하지만 지속성이 짧아 장기간 끌고 가기 어렵다.
이에 전문가들은 다음으로 등장할 새 화두로 최근 불거진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경제 악화를 꼽는다. 국내외 경제환경의 변화로 복지, 경제민주화, 양극화해소 등이 다시 화두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유럽 위기 등으로 앞으로 경제가 더 안 좋아 질 수 있는 상황이라 그리스·스페인의 상황에 따라 성장과 복지 프레임 대결 구도가 재등장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국내 유권자들은 중립보수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실용주의 버전2' 등의 카드가 여권을 중심으로 재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용주의'은 당초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전에 제시했던 정책노선이다. 실용주의 버전2의 경우엔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노선보다 민생안정, 경제정의 실천, 상생발전, 양극화 해소 등이 강화된 개념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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