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대의 강남 전셋집을 찾던 맹모들이 줄어듦에 따라 강남 전셋값은 뚝뚝 떨어지는 반면 혁신학교나 국제학교를 찾는 학부모가 늘면서 인근 지역 전셋값은 슬그머니 오르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강남 학군은 여전히 면학 분위기는 좋지만 대규모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혁신학교는 소규모 작은 학교를 지향, 학생 개개인을 상세하게 지도한다는 점이 학부모에게 어필하고 있어서다. 또 영어특화·예능특화 등 특화교육 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이처럼 혁신학교가 학부모들의 인기를 끌면서 학교 인근 아파트값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국토해양부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봇들마을8단지 101.84㎡형의 전셋값은 올해 초만해도 4억원선에서 거래됐으나 2달뒤인 3월에는 4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월세 보증금도 뛰고 있다. 봇들마을 9단지 101.05㎡형의 경우 지난 2월에는 2억6000만원에 월세 110만원에 거래됐으나 3월에는 3억5000만원에 월110만원으로 뛰었다.
판교로뎀 공인의 임좌배 대표는 “혁신학교로의 입학이나 전학을 노리고 찾는 수요자들이 실제로 많다”며 “보평초의 경우 학부모 수요가 계속 밀려들어와 최근 학교가 증축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실제로 교통 수요가 학군 수요에 밀려, 편리한 지하철 때문에 이곳에 살았지만 학군 수요 때문에 전셋값이 너무 올라 옮겨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혁신학교뿐 아니라 영어로 수업이 이뤄지는 채드윅 국제학교와 포스코가 짓는 자율형 사립고가 들어서는 송도 국제도시도 교육 수요에 전셋값이 오름세다.
국토부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 2월 1억3500만원에 거래됐던 송도 더샵퍼스트월드 94.28㎡형의 전셋값은 두달 뒤 4월 2억2000만원까지 뛰었다.
이같은 현상은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올 1~6월 전셋값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0.88% 떨어진 반면 송도와 판교신도시 전셋값은 각각 2.35%, 1.04% 올랐다.
한편, 최근 혁신학교 광풍에 따른 주거지 이동은 도리어 교육 여건의 질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기도 소재의 한 혁신학교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혁신학교가 인기로 인해 과밀화가 되자 교사들이 도리어 일반학교보다 학생들을 덜 보살펴줄 상황이라고 한다"며 "무조건 혁신학교라서 이사하기 보다는 자녀에 적합한 교육을 하는 곳으로 옮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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