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한생명은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상호를 '한화생명'으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안건이 정상적으로 처리될 경우 정관 시행에 관한 부칙에 따라 10월 9일부터 변경된 상호를 사용하게 된다.
대한생명은 지난 2002년 한화그룹에 인수된 이후 여러 차례 상호 변경을 시도했으나, 지난 3월 말 기준 지분 2억1496만주(24%)를 보유한 2대 주주 예금보험공사의 반대에 부딪쳐 성사되지 못했다.
대한생명이 올해 반드시 상호를 변경하려는 것은 시기적 상징성과 통합 마케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서다.
2012년은 한화그룹의 모체인 산업 및 광산용 폭약 생산업체 한국화약이 탄생한 지 60주년, 대한생명이 한화그룹의 가족으로 다시 태어난 지 10주년을 맞는 해다.
대한생명은 이 같은 시기적 특성을 감안해 지난 2009년부터 본격적인 상호 변경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브랜드 통합에 따른 막대한 마케팅효과도 대한생명의 노림수 중 하나다.
대한생명과 한화손해보험, 한화증권,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인베스트먼트, 한화저축은행 등 총 7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는 한화금융네트워크라는 무형의 브랜드 연합체를 구축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이들 계열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회사지만 상호의 한계 때문에 통합 마케팅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실제로 대한생명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총자산은 67조2250억원으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한화손보 6조394억원의 10배를 웃돈다.
그러나 대한생명이 올 가을 새 간판을 달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예보가 또 다시 상호 변경에 반대표를 던질 경우 간판 교체작업은 훗날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주총 당일까지 예보 관계자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1946년 설립된 국내 최초 생보사의 상호를 변경할 경우 각급 영업현장과 일부 고객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한화금융네트워크가 유발하는 시너지효과 보다 전통적 브랜드의 가치에 무게를 싣는 견해다.
앞선 2007년 전신인 신동아화재에서 이름을 바꾼 계열사 한화손보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화손보의 경우 1999년 최순영 전(前) 신동아그룹 회장 구속 이후 대한생명과 같은 시기 한화그룹 손에 넘어갔다.
한화손보 임직원과 보험설계사들은 2007년 상호 변경 당시 신동아그룹의 부패이미지에서 탈피해 한화그룹 계열사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며 변화를 반겼다.
반면 대한생명은 기존 상호 덕분에 옛 모기업 신동아그룹의 부정적 영향을 비껴간 입장이어서 상황이 다르다.
이 밖에 각종 약관상의 기업이미지(CI) 교체를 비롯한 상호 변경 관련 비용 부담도 만만찮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한생명의 의지가 강한 만큼 예보가 반대하지 않는 이상 상호 변경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안건이 주총에서 의결되기까지 크고 작은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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